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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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는 렘데시비르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일본도 렘데시비르 특별승인 절차에 돌입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렘데시비스 특례수입을 검토함에 따라 국내 수입 가능성도 커졌다.

FDA는 지난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렘데시비르가 호흡 장애로 인공호흡기 등이 필요한 코로나19 중증 입원 환자를 위해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렘데시비르 제조사 미국 길리어드의 대니얼 오데이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한 FDA 국장과 함께 한 자리에서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긴급사용 승인은 정식사용 승인과 다르지만 대체 약물이 없는 경우 의사가 해당 약품을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오데이 CEO는 이번 FDA 조치에 대해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환자들을 돕기 위해 150만개 분량의 렘데시비르를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소 14만명에게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오는 4일부터 약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램데시비르는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입원 환자 1063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램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회복 속도가 31% 빠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를 조기에 정상화하기 위해 FDA에 가능한 빨리 렘데시비르의 긴급사용을 승인하라고 촉구했다.

FDA는 렘데시비르의 안전과 효과에 관해 알려진 정보가 제한적이지만 효능은 보장된다고 밝혔다. 또 간의 염증, 투약과 관련된 문제 등 부작용이 있고 이는 메스꺼움과 구토, 식은땀,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지만, 복용과 안전 관련 자료가 의사와 환자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도 2일 각료회의를 열어 렘데시비르 특례승인이 가능하도록 의약품의료기기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특례승인 절차를 거치면 1년 이상 걸리는 승인기간이 대폭 줄어든다.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렘데시비르 개발사인 미국 길리어드의 신청이 들어오면 1주일 만에 승인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 달 중 일본에서도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참고해 이례적으로 승인절차를 간소화했다고 전했다.

관심은 렘데시비르 가격이다. 길리어드는 연말까지 100만명 분의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도 판매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적정 약가 결정을 위해 약물의 유효성을 측정하는 임상경제평가연구소(ICER)는 10일분 렘데시비르 생산 가격을 10달러(약 1만2000원)로 판단했다. 하지만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환자들의 수요로 볼 때 실제가격은 4500달러(약 548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환자 치료에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례수입절차를 거치면 국내 품목허가나 신고 없이도 제조·수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3건의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길리어드가 신청한 임상 3상 2건과 서울대병원에서 신청한 연구자 임상 1건이다. 길리어드가 주도하는 임상시험은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 경북대병원에서 진행 중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렘데시비르에 대해선 구체적인 임상연구, 임상시험 결과가 반영이 돼야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부작용에 대해서는 충분한 환자에 대한 투약 결과를 보고 판단하되 효과가 어느 정도 인정된 경우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을 보건복지부, 식약처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도쿄=정영효 특파원/박상익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