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들과 콘텐츠 협업 확대하는 삼성
제조업체 넘어 콘텐츠기업으로 변화하는 애플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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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시장을 양분하는 스마트폰 제조업체 삼성전자(54,700 +1.67%)와 애플이 단말기 경쟁을 넘어 콘텐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인트는 180도 다른 양사의 전략. 넷플릭스·유튜브·스포티파이 등 유수 업체들을 품은 갤럭시와 자체 콘텐츠 생태계를 키우는 애플 아이폰이 맞대결을 펼치는 구도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7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저가 갤럭시A31와 갤럭시A51 5G를, 애플은 같은달 6일 보급형 아이폰SE를 국내 출시한다.

우선 단말기 스펙에 관심이 쏠린다. 갤럭시A31은 30만원대, 갤럭시A51은 5G(5세대 이동통신) 모델임에도 50만원대다. 고가 정책을 고수해온 애플도 프리미엄 모델 아이폰11 시리즈와 동일한 'A13 바이오닉칩'을 탑재한 신형 아이폰SE를 50만원대부터 선보이며 맞선다. 보급형 폰임에도 스펙을 끌어올린 공통점이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종전과 달리 보급형 스마트폰에도 콘텐츠 보급을 늘린 게 눈에 띈다. 제조업체들의 콘텐츠 확보는 소비자를 추가로 유인할 수 있어 기기 성능 및 사양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로 평가 받는다.

오는 29일 국내 출시되는 50만원대 태블릿PC 갤럭시 탭 S6라이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국내 상륙이 임박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와 통합됐다. 음악과 팟캐스트를 쉽게 검색할 수 있으며 좋아하는 노래를 알람으로 설정할 수 있다. 가정용 스피커와도 연결된다. 보급형 폰 A31과 A51 5G에는 광고 없이 유튜브 뮤직 등을 무료로 쓰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일정 기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콘텐츠 유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체 콘텐츠 개발보다는 폭넓은 인프라를 갖춘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으로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올 2월 플래그십(전략) 갤럭시S20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과의 파트너십도 함께 발표했다.

이같은 협업은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의 5G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플래그십에서 보다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협업하는 각 업체들은 고화질 영상, 고사양 게임, 대용량 데이터 전송 등에 강점을 갖췄다.


갤럭시S20을 포함해 향후 출시되는 플래그십은 삼성 빅스비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검색·시청할 수 있다. '삼성 데일리' 앱을 통해서도 넷플릭스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다. 넷플릭스는 삼성 스마트폰용 독점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MS와는 게임 분야에서 손을 맞잡았다. 갤럭시S20에 자사 게임을 최초 공개하기도 했다.

구글과는 영상 통화 서비스 분야에서 협업한다. 구글 듀오를 갤럭시 기기에서만 광각 화면과 증강현실(AR)을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유튜브의 경우 유튜브 프리미엄과 함께 8K 영상을 곧바로 유튜브와 호환할 수 있는 기능을 삼성에 제공했다. 이같은 협업은 보다 다양해지고 구체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IT·콘텐츠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보다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애플은 반대다. 독자 콘텐츠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아이폰 없는 성장'을 모토로 콘텐츠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을 비롯해 앱스토어 애플아케이드 애플팟캐스트 아이클라우드 애플케어 등 '애플 서비스'를 강화하며 콘텐츠 기업으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아이폰SE 출시와 함께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중동 아시아 등에 애플 서비스 지원국가를 수십개 추가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신흥 시장에 일단 저렴한 가격대 스마트폰을 출시, 애플 서비스를 경험하게끔 해 자연스럽게 애플 로열티(충성도)를 높이고 장기적 관점에선 프리미엄 애플 기기 판매까지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이폰 판매량은 북미·중국 등 몇몇 특정 시장에 편중돼 있다.
애플 아케이드/사진=EPA

애플 아케이드/사진=EPA

애플 서비스를 지속 업데이트하고 있는 애플은 지난해 애플 아케이드(클라우드 게임)와 애플TV 플러스(+)를 새로 선보이는 등 독자 콘텐츠 서비스 확보에 힘을 줬다.

성적도 좋다. 애플 서비스 부문이 애플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애플의 전체 매출 비중 20% 이상을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 총마진은 지난 회계연도 기준 6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서비스가 아이패드 맥북 에어팟 판매보다 더 큰 이윤을 가져다 주는 애플의 '효자 사업'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콘텐츠 유치 경쟁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품질 콘텐츠는 자사 기기의 강점을 드러내는 수단이자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기존 제조사를 계속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제조사들도 단순 하드웨어 개발뿐 아니라 콘텐츠 확보 등 고객들에게 로열티를 부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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