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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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안에 항암제 5개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지난해 목표를 상향 조정하려고 합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사진)은 “올해 리보세라닙의 미국 판매 허가 절차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에이치엘비는 올해를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올초 미국 바이오기업 이뮤노믹을 인수한 데 이어 난소암 치료제 아필리아의 글로벌 판권을 사들이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반기에 리보세라닙 美 허가 신청

"공격적 M&A·글로벌 판권 확보…5년 내 항암제 7~8개 내놓을 것"
지난해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미국 판매허가 신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에 가능할 전망이다. 에이치엘비는 애초 이달까지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 회장은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세부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차질이 생겼고 미국 자회사 엘레바의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지체되고 있다”며 “피험자 460명 가운데 3차 위암 환자 280명의 데이터가 깨끗하게 나오지 않아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했다.

리보세라닙을 3차 치료제 또는 4차 치료제 중 어느 쪽으로 신청할지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3차 치료제는 두 종류의 항암제로 각각 치료를 받고도 차도가 없는 환자에게 세 번째로 쓰는 약이다. 그는 “3차 치료제나 4차 치료제나 시장 규모는 큰 차이가 없다”며 “빨리 허가를 받은 뒤 병용 임상을 통해 적응증을 확대하는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리보세라닙은 5건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4건이 병용 임상이다. 이 회사는 중국 항서제약이 개발한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병용하는 미국 간암 임상 3상에 주목하고 있다. 진 회장은 “캄렐리주맙은 온몸에 붉은 반점이 생겨나는 혈관종 등의 부작용이 있는데 리보세라닙과 병용하면 부작용이 감소하고 효능이 증가한다”며 “캄렐리주맙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면 리보세라닙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추진

에이치엘비는 지난 1월과 2월 연달아 인수 계약을 맺었다. 스웨덴 바이오기업 오아스미아가 개발한 난소암 치료제 아필리아의 글로벌 판권과 미국 바이오기업 이뮤노믹을 사들였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의 적응증 확대에 도움이 되는지, 이른 시일 안에 성과가 나올 수 있는지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아필리아는 1세대 화학항암제 파크리탁셀의 3세대 개량신약이다. 1월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받았다. 그는 “1세대 제품인 파크리탁셀, 2세대 제품인 아브락산의 연매출은 10억달러 수준”이라며 “아필리아는 이들 제품보다 사용 편의성이 뛰어나고 독성이 적기 때문에 시장성이 크다”고 했다.

1억달러에 인수한 이뮤노믹은 존스홉킨스대에서 도입한 백신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5년 일본 제약사 아스텔라스에 알레르기 치료제를 기술이전했다. 미국에서 뇌종양 임상 2상을 하고 있다.

진 회장은 “인수 경쟁이 심했는데 이뮤노믹의 연구개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약속이 주효했다”고 했다. 이뮤노믹은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추진 중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