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짜라~’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짜먹는 감기약을 선보인 대원제약이 레드오션인 감기약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 콜대원 출시 5년 만인 올해 매출 1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일반의약품 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를 채비를 마쳤다.

'짜먹는 감기약' 대세 굳힌 콜대원
대원제약은 올해 콜대원 매출 목표를 당초 10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호흡기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감기약 수요가 커지는 데다 짜먹는 감기약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기 때문이다.

국내 일반의약품 중 감기약 시장은 지난해 기준 1400억원 규모다. 400여 개 제품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전통적인 레드오션 시장으로 꼽힌다. 부동의 1위는 ‘감기 조심하세요~’로 유명한 동아제약의 판피린이다. 지난해 국내 매출은 269억원이다. 동화약품의 판콜이 198억원으로 지난해 2위를 차지했다. 콜대원이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면 국내 일반 감기약 ‘빅3’ 반열에 오르게 된다.

최근 10년간 감기약 시장에서는 치열한 제형 전쟁이 펼쳐졌다. 2009년 노바티스가 테라플루로 마시는 감기약 시장을 열었고 3년 뒤인 2012년 종근당이 모드콜플루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시장을 선점한 테라플루는 2015년 24억원에서 지난해 78억원으로 매출이 세 배 넘게 증가하면서 사실상 판정승을 거뒀다.

2010년 이후 노바티스 등이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오트리빈 등 뿌리는 감기약이 주목받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이 69억원에 그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틈새를 파고든 제품이 짜먹는 감기약이다. 먹기 쉬운 데다 개별 포장돼 보관이 편한 점을 내세워 젊은 소비자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대원제약은 2015년 국내 처음으로 짜먹는 감기약을 출시한 뒤 그해 매출 6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68억원이었다. 국내 감기약 시장 3위와 4위인 테라플루와 오트리빈을 바짝 따라잡았다. 테라플루와 오트리빈은 노바티스가 출시했으나 GSK가 일반의약품사업부문을 인수한 뒤 GSK가 국내에서 판매 중이다.

대원제약이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면 콜대원 매출은 5년 만에 20배 성장하는 셈이다.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쌓은 호흡기 치료제 기술력, 소비자 편의를 높인 제형 개발, 맞춤형 마케팅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호흡기 질환 강자인 대원제약이 강점을 살리고 젊은 아이디어를 더한 게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요인”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