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플랫폼 후발주자들, 잇따라 서비스 개편
"공짜마케팅, 결국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져"
[편집자주] 정보기술(IT)의 바다는 역동적입니다. 감탄을 자아내는 신기술이 밀물처럼 밀려오지만 어렵고 생소한 개념이 넘실대는 통에 깊이 다가서기 어렵습니다. 독자들의 보다 즐거운 탐험을 위해 IT의 바다 한가운데서 매주 생생한 '텔레파시'를 전하겠습니다.
사진=플로, 바이브 애플리케이션 화면 갈무리

사진=플로, 바이브 애플리케이션 화면 갈무리

멜론·지니뮤직(3,465 -2.12%)에 비해 후발 음원 서비스 업체인 SK텔레콤(219,000 -0.68%) 플로와 네이버(314,500 +4.49%) 바이브가 음원 차트, 정산 방식을 잇따라 개편하고 나섰다. '음원시장 공정경쟁'을 기치로 내걸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짜 마케팅'을 병행하고 있다. 건전한 음원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과 별개로 1년 넘게 이어지는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도리어 시장 질서를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무료 또는 사실상 공짜 수준(100원)에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출혈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플로가 한 달간 '100원'에 무제한 듣기 서비스를 판매 중이며, 바이브는 무제한 듣기 서비스를 6개월간 '무료'에 제공하고 있다.

후발주자들의 파격 할인공세에 음원시장 강자인 멜론과 지니뮤직도 맞불 작전을 편다. 현재 멜론은 1만원대 무제한 듣기 서비스를 2개월간 '반값'에 할인 판매하고, 지니뮤직도 '첫달 100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음원업계의 공짜 마케팅 경쟁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18년 6월 네이버가 바이브를, 같은해 12월 SK텔레콤이 플로를 출시하면서 가입자 유치 전쟁이 시작되면서다. 기존 입지를 지키려는 멜론과 지니뮤직도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출혈경쟁에 뛰어들었다.

코리안클릭 자료를 보면 올해 2월 기준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 멜론은 38.5%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지니뮤직은 25.7%, 플로는 17.8%로 3위에 올랐다. 네이버뮤직(3.3%)과 통합을 준비 중인 바이브는 4위(4.9%)다.

작년 1월과 비교하면 멜론의 점유율은 6.4%포인트(P) 떨어졌다. 반면 지니뮤직이 3.4%P, 바이브는 3.1%P 뛰었다. 플로도 0.5%P 소폭 상승했다.
사진=지니뮤직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사진=지니뮤직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업계는 후발주자들의 성과를 공짜 마케팅 효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 A 씨는 "국내 음원 플랫폼들 서비스는 대부분 비슷하다. 차별화 요소를 찾기 어렵다"며 "후발업체들이 점유율을 늘린 이유는 공짜 서비스 딱 하나다. 서비스를 얼마나 저렴하게, 긴 시간 제공하느냐가 시장점유율을 가르는 셈"이라고 말했다.

플로와 바이브는 최근 잇따라 서비스 개편에 나섰다. 가요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음원 사재기, 차트 조작 논란이 커지면서 음원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서비스를 손질한다는 명분이다.

플로는 지난달 중순 기존 1시간 단위로 바뀌는 실시간 차트를 폐지했다. 이후 24시간 누적 재생량 토대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차트를 선보였다. 다음달 초에는 이용자 취향 중심의 개인화 차트를 공개한다.

바이브는 음원 정산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용자가 들은 음원의 저작권자에게 스트리밍 요금이 전달되도록 이용자 중심 정산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다.

플로와 바이브의 서비스 개편을 두고 업계 내부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긍정적 시도라는 평가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공짜 마케팅에 몰두해온 업체가 공정경쟁을 내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지적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 B 씨는 "저가 서비스 경쟁은 결국 음원 업체들 손실로 이어진다. 서비스 품질이 후퇴할 수밖에 없다"면서 "건전한 음원 생태계를 만들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취지를 살리려면 지금 같은 출혈경쟁보다 서비스 개선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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