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메디톡신’ 자리를 놓고 국내 업체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메디톡신이 판매 중지되면서다.

휴젤, 보톡스 경쟁 '반사이익'…대웅제약도 매출 향상 기대
20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이 올해 제품 출시를 앞둔 가운데 국내 업체 다섯 곳이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 채비를 갖추고 있다. 종근당은 휴온스에서 원료를 공급받아 올해 ‘원더톡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 ‘보툴렉스’를 국내에 판매해오던 종근당은 지난해 휴젤과의 공동판매 계약이 종료되자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 진출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업계에선 종근당이 필러, 리프팅용 실 등을 판매하는 기존 판매망을 활용해 시장을 공략하면 시장판도 변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수출 허가만 받았거나 임상시험을 추진 중인 업체를 합치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뛰어든 국내 기업만 13곳에 이른다. 시장 진입에 바짝 다가선 곳은 유바이오로직스다. 올 연말 완료를 목표로 국내 임상 3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니바이오는 지난해 12월 임상시험 계획을 식약처에서 승인받았다. 여기에 프로톡스, 칸젠, 제테마도 시장 진입을 선언한 상황이다.

메디톡신 판매 중지로 당장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곳은 휴젤이다. 국내 업체 중 두 번째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내놓았던 휴젤은 줄곧 국내 시장의 80%가량을 메디톡스와 양분해왔다. 휴젤은 국내 히알루론산 필러 시장 점유율 1위로서의 입지도 강화할 전망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통상 필러와 묶여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보툴리눔 톡신 매출 증가가 필러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이유다. 메디톡스와 소송을 벌이고 있는 대웅제약, 지난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 휴온스글로벌도 각각 보툴리눔 톡신 제품 ‘나보타’와 ‘리즈톡스’의 시장점유율을 늘릴 후발 주자로 꼽힌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