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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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카카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올 1분기 부진한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잘 나가던 광고 매출 타격이 결정적이다. 광고 매출에 제동이 걸리면서 2분기 실적도 우려된다.

2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23일 오전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가 최근 추정한 네이버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062억원)보다 7%가량 줄어든 1906억원이다.

연초만 해도 영업익 2000억원 달성이 당연시됐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망치가 꾸준히 하향 조정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월 말 네이버의 1분기 영업익을 205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3월 말엔 1810억원, 이달 16일에는 1800억원으로 낮춰잡았다. 유진투자증권도 1월 말 2248억원에서 이달 7일 1839억원으로 추정치를 내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월 초 2732억원에서 최근 1865억원으로 800억원 넘게 줄여 잡았다.

1700억원대의 영업익 전망치를 제출한 증권사도 여럿이다.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KB증권, KTB투자증권, 신영증권 등 5곳의 평균 예상금액은 전년 대비 15% 감소한 1750억원에 불과하다.

코로나19에 광고 사업이 크게 타격을 입었다. 국내 소비 위축으로 유통·항공·여행사 등 고객사들이 광고 집행을 대폭 줄이면서 네이버의 광고 매출이 뒷걸음질 친 것이다.

NH투자증권은 네이버의 1분기 광고 매출액 추정치를 기존 1590억원에서 147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도 1570억원에서 1463억원으로 변경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광고 부문의 성장률 둔화가 1분기 실적 부진의 주된 이유"라며 "금융위기 수준까지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광고비 지출을 축소했다. 특히 광고 지면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마케팅·프로모션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카카오
사진=카카오
다음달 7일 실적을 발표하는 카카오도 사정이 어렵긴 매한가지다. 연초 1000억원에 달하던 1분기 영업익 예상치가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라 65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대신증권은 올 2월 초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익을 1072억원으로 전망했지만 2월 말 805억원, 3월 초 739억원, 이달 들어서는 683억원으로 수정했다. KB증권도 2월 중순 826억원에서 3월 말 667억원으로 추정금액을 내렸다.

이달 들어 한국투자증권(650억원), 키움증권(678억원), 대신증권(683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687억원) 등이 600억원대의 저조한 예상 실적을 써냈다. 카카오 실적을 견인하던 카카오톡 광고(톡보드)가 코로나19 여파로 성장세가 둔화된 영향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양대 포털의 광고 사업은 올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실물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대형 광고주는 물론 중소형 광고주들도 마케팅 비용 축소를 지속하리란 이유에서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는 상반기 광고시장을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월에는 대기업 위주의 광고 집행이 축소됐지만 4월부터는 스몰 비즈니스 관련 트래픽, 프로모션이 감소될 수 있으며 그 규모는 예측 불가능하다. 광고 매출 성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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