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성범죄 방지 처벌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사이버성범죄 방지 처벌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n번방'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사는 가운데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텀블러'가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개인사진 유출과 성적 모욕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지만 해외 SNS로 법적 규제와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텀블러에는 불법촬영물이나 허위정보가 담긴 성적 모욕글 등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이 다수 등록돼 있다.

교복을 입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 영상, '지인 제보'라며 주변 지인의 일상 사진을 허위 정보와 함께 올린 게시물, 이들의 사진을 성적인 목적으로 합성한 '지인 능욕' 사진 등 디지털 성범죄물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텀블러는 2018년 음란물 규제 미비로 애플 앱스토어에서 한 차례 삭제된 전력이 있다. 이후 자체적으로 음란물 규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과 사진이 유통되는 주요 매체 중 하나다.

경찰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범인을 검거하려면 가입자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추적이 필요한데, 단순 모욕 사건에서는 텀블러 측이 협조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은 수사 협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국제 사법공조를 통해 수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해외 SNS 사업자들은 한국을 상대로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도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며 "온라인 공간에선 국경이 없는 만큼, SNS 기업들은 자신들이 사업을 하는 국가에 법적·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