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울렛으로 몰려간 시민들 > 날씨가 풀리자 코로나19 확산에도 백화점과 마트 방문객이 늘고 있다. 휴일인 5일 경기 파주에 있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이 마스크를 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 아울렛으로 몰려간 시민들 > 날씨가 풀리자 코로나19 확산에도 백화점과 마트 방문객이 늘고 있다. 휴일인 5일 경기 파주에 있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이 마스크를 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 카드를 꺼냈지만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데다 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어서다. 의료계 등에서는 정부가 국민이 지켜야 하는 생활방역 지침을 하루 빨리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

쇼핑몰·공원 다시 북적이는데…"생활방역 지침 서둘러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9일까지 연장한다고 지난 4일 발표했다. 종교시설, 무도장, 체력단련장, 체육도장, 유흥시설 등은 시설 내 1~2m 거리두기 등의 지침을 지켜야 한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한 것은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명 안팎인 데다 해외 유입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를 50명 안팎으로 줄이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신규 확진자 비율을 5%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두 가지 목표치가 상당 기간 유지되면 국민들의 일상 복귀와 방역을 병행하는 생활방역체제로의 전환을 검토할 방침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목표 달성이 개학을 고려하는 중요 기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성과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날씨가 풀리면서 쇼핑몰과 식당, 공원, 산 등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은 3일과 4일 이틀간 매출이 1주일 전보다 3~11%가량 늘었다. 이동통신 기지국 분석 결과 국민들의 지난주 이동량은 한 달 전보다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객·상춘객 증가…생활방역 지침 없어

의료계에서는 피로도가 높아진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회 클럽 콜라텍 등 집단감염 우려가 높은 시설의 자발적 참여에 기대지만 말고 권고 이상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기석 한림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클럽 등 유흥시설에서 거리두기가 유지될 수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통제하는 게 맞다”고 했다.

생활방역 전환에 앞서 미리 지침을 마련해 국민이 공유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생활방역을 시행하려면 지금부터 시나리오를 마련해 예행연습을 해야 한다”며 “정부가 민간에 필요한 지원을 해주고 피해와 문제 발생을 최소화하며 경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 81명 중 40명이 해외 유입

자가격리 위반 사례가 꾸준히 발생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59건의 자가격리 위반 사례가 확인됐다. 군포시는 4일 자가격리 기간에 외출한 50대 부부와 자녀 등 일가족 3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전북 군산에서는 자가격리 중인 베트남 국적의 20대 여성 2명과 남성 1명 등 유학생 3명이 자가격리 장소를 이탈했다.

자가격리를 위반했을 때의 처벌도 강화했다. 정부는 감염병예방법이 개정 시행되면서 5일부터 자가격리 의무를 위반하면 기존 벌금 300만원 이하에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자가격리 불시 점검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진자는 4일 기준 1만237명이다. 전날보다 81명 증가했다. 해외 유입 환자는 40명이다. 신규 확진자 중 36명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의정부성모병원 집단발병의 영향으로 경기지역에서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해외 입국자의 확진이 이어진 서울에서 24명, 인천에서 2명이 늘었다.

한편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해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연 경북 봉화 푸른요양원에서 완치됐던 7명이 집단 재감염된 사례가 처음으로 발생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푸른요양원에서는 지난달 4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68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7명이 숨졌다. 이들은 지난달 초 전수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완치돼 최근 요양원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이후 미열 등 증상을 보였고 재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를 통해 코로나19가 재발한 것인지 이들이 다른 요인에 의해 다시 감염된 것인지 조사 중이다.

박상익/이지현/노유정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