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모든 걸 바꿔놓고 있습니다. 의료 시스템은 물론 정치 경제 예술 등을 가리지 않습니다. 우리 생활습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가 지나간 뒤 세계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코로나 이후’를 조망하는 명사 칼럼을 최근 게재했습니다.

WSJ와 독점 제휴를 맺고 있는 한국경제신문이 화제를 모았던 이 칼럼 17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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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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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물리치기 위한 노력은 새로운 세대를 개척하는 과학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것이다. 코로나19는 3대 혁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 혁명은 1세기 전에 시작된 우리 존재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원자와 비트, 유전자의 발견에서 시작됐다.

20세기 전반기는 1905년 앨버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및 양자 이론 논문에서 시작했다. 이후 물리학이 주도하는 혁명을 경험했다. 기초과학의 발전은 언제나 그렇듯 유용한 발명을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

아인슈타인의 기적 이후 50여 년 동안 아인슈타인과 다른 물리학자들의 이론은 원자폭탄과 원자력, 반도체와 트랜지스터, 우주선과 자동위치추적시스템(GPS), 레이저와 레이더 등으로 이어졌다.

20세기 후반기는 ‘모든 정보를 비트 이진수로 암호화할 수 있고 모든 논리적 프로세스는 전원이 꺼진 스위치가 있는 회로로 작동한다’는 생각에 기반한 정보기술 시대였다. 이는 1950년대 마이크로칩과 컴퓨터, 인터넷 발전을 이끌었다. 이런 세 가지 혁신이 결합돼 디지털 혁명을 주도했다.

이제 우리는 생명과학 혁명인 제3의 중요한 과학시대로 접어들었다. 그 정보를 포함하고 실행하는 유전자와 분자(DNA 및 RNA)의 발견에 달려 있다. 금세기 초까지 우리는 유전자 및 모든 유기체의 유전자를 배열하고 도표화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이 새로운 혁명에 있어 특히 중요한 발명은 우리가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도구인 유전자 편집기술(CRISPR)이다. 다른 발명품처럼 호기심을 유발하는 기초과학에서 탄생했다. 30억년 동안 박테리아는 살아있는 유기체 세포를 넘겨받아 번식하는 바이러스 공격을 물리치기 위해 고군분투 해왔다. 유전자 편집기술은 박테리아가 적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을 기억하고 인지해 파괴하려고 고안한 놀라운 방법이다.

우리는 새로운 코로나19에 대항해 싸우고 있다. 바이러스를 탐지해 차단할 수 있는 유전자 편집기술 도구들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방식으로 코로나19는 새로운 세대의 과학자 및 혁신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것이다. 20세기 후반의 디지털 혁명이 혁신을 주도했던 것처럼 생명공학 혁명은 21세기 전반기를 주도할 것이다. 디지털 코딩을 공부하는 아이들은 삶의 코드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추월당할 것이다.

그 혁명에는 최소한 세 가지 중요한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첫째는 (세균이 하는 것처럼) RNA 유도 유전적 표적 장치를 사용해 분자 수준에서 바이러스와 싸우려는 노력이다. 반복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인 메르스와 사스, 에볼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에이즈, 신종 플루 등은 우리가 얼마나 빈곤했는 지를 보여준다. 두 번째로 암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발견하고 치료법을 개인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자신의 유전자를 편집하는 것이다.

유전자 편집 기술은 우리가 바이러스와 암에 면역력을 갖도록 할 수 있다. 유전성의 용혈성 빈혈인 겸상적혈구빈혈에서 선천성 실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장애를 일으키는 돌연변이를 고칠 수 있다. 우리가 몸과 마음, 아이들의 유전적 능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과학자 및 혁신가 뿐만 아니라 철학자, 휴머니스트, 그리고 시민들도 그것이 이 놀라운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인지 알아내야 할 것이다.

원제=The biotech century ahead
정리=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