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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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전세계가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이동통신사의 해외 로밍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국 중심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로밍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30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통3사는 중국 이탈리아 스위스 핀란드 등 4개국에서 5G 로밍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업계 1위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5G 로밍 서비스를 올해 20개국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 1분기 영국·일본, 2분기 미국·독일, 하반기 홍콩·대만·태국·호주 등에서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통상 이통3사는 특정 국가의 5G 로밍 서비스를 순차 개시하므로 KT와 LG유플러스의 5G 로밍 서비스 확대도 SK텔레콤과 유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1분기로 계획한 영국과 일본 내 5G 로밍 서비스 상용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는 각국 현지 이통사 기술력과 코로나19 여파 등 경제상황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 입국을 전면 통제하는 등 전세계가 빗장을 걸고 있는 점도 5G 로밍 서비스 확산에 걸림돌이 됐다. 양국 이통사 간 상호 네트워크 연동, 현지 필드 테스트 등 단말기 최적화 작업에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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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오는 4월, 늦어도 6월까지 일본으로 5G 로밍 서비스를 확대하려 했던 계획도 잠정 연기됐다. 7월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를 이유로 1년 연기됐다.

일본 내 5G 로밍 서비스를 위해 SK텔레콤은 소프트뱅크와, KT는 NTT도모코와, LG유플러스는 KDDI와 손을 잡았다.

일본 현지 통신사들은 NTT도모코를 필두로 이달 말부터 5G 상용화에 나섰다. 하지만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로밍 사업 등 후속 투자 등은 미뤄지는 실정이다.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는 "로밍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먼저 현지에 5G 망이 깔려야 하는데 도쿄올림픽이 미뤄지면서 일본 업체들이 5G에 당장 적극 투자를 하진 않는 분위기"라며 "일본 5G 로밍 서비스 개시가 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이통사의 로밍 사업은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로밍 사업 확대가 어렵다고 직접 언급했다. 그는 지난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로 공항 출국자 수가 80%로 줄었다. 주력사업 중 하나인 로밍 사업도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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