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 붙이면 코로나 87% 예방?"…논란 부른 코로나 마케팅
국내 제약사가 마스크나 휴대폰에 부착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를 약 90% 예방해준다는 패치를 독점 공급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제약은 감염성 변종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87%에 달하는 항바이러스 패치 '비엠 지키미 아이 바이러스 패치'를 국내 약국과 온라인에 독점 공급한다고 30일 밝혔다.

부착형 패치 형태로 마스크 내·외부, 의류, 모자, 넥타이, 휴대폰 등에 붙이면 2~3일 동안 호흡기 질환 전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사스, 메르스와 같은 호흡기 변종 바이러스 대상으로 시험했더니 항바이러스 효과가 87%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의 유관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 폐렴균 제거율 시험과 효능 검증을 추가로 진행한 결과, 폐렴균에 대한 유효성 시험에서도 99.9% 효능을 인정받았다고 홍보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남제약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회사가 밝힌 87%의 예방효과는 패치를 부착했을 때가 아니라 패치에 들어있는 조성물을 희석한 용액으로 시험한 결과다. 개발사 측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항바이러스 시험을 의뢰했고 한국산업기술대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로부터 이같은 의견서를 받았다.

경남제약 측은 처음에는 "한국산업기술대 생명공학과와 바이오메딕스 등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식물 유래 유효 물질을 패치의 원료로 사용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한국산업기술대와는 이해 관계가 없다"며 내용을 정정했다.

경남제약에 따르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폐렴간균 대상으로 지키미 패치의 액상 원액으로 시험한 결과 24시간 만에 세균 감소율이 99.9%로 측정됐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국내외 공인 시험 방법에 의한 폐렴균 시험 결과가 초기농도 9.3X104 (CFU/mL)에서 24시간 후 농도가 10(CFU/mL)으로 감소했다"며 "이는 1mL 내에서 세균을 발견할 수 없는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지키미 패치가 테스트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의 결과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관계자는 "비엠제약이 지키미 플러스라는 시료로 시험을 의뢰했고 이 원액을 24시간 시현한 결과를 측정했다"며 "이 용액이 해당 제품인 패치에 사용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품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기 위해 원액이 아니라 패치에서 휘발된 기체 성분을 포집해서 테스트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의뢰자가 시료를 대상으로 폐렴균에 대한 시헙을 접수했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유효성 입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패치에 사용된 조성물은 항균 효과가 있는 식물인 유칼립투스, 멘톨, 파츌리유, 타임유, 폐뉴그릴추출물 등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유칼립투스 오일이나 향이 들어있는 모기퇴치 패치와 성분이 비슷하다"며 "패치가 발산하는 조성물 용액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지 여부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소비자들이 패치를 부착하는 것만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오인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조성물이 아니더라도 알코올이나 살균 소독제로 시험해도 바이러스나 세균을 죽일 수 있다"며 "용액이 아니라 패치 자체의 작용 기전과 임상시험을 통한 효능을 입증하지 않고 세균 감소율만 가지고 항균 효과를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