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이온전도도 액체전해질 수준…양산 가능 합성법도 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화재 또는 폭발 위험이 없어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는 전고체전지(all-solid -state battery)에 사용할 수 있는 높은 이온전도도의 고체 전해질 소재를 개발했다.

KIST 에너지소재 연구단 김형철 박사팀은 26일 기존 리튬이온전지에 사용되는 액체 전해질과 동등한 수준의 이온전도도를 갖는 고체 전해질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짧은 시간에 대량 생산하는 합성법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화재위험 없는' 고체리튬전지용 고효율 고체전해질 개발"
전기자동차나 각종 모바일기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는 가연성 유기 용매가 들어 있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해 온도가 높거나 압력이 가해지면 화재 또는 폭발 위험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전지가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고체 전해질은 고체 격자 내에 리튬이온 갇혀 있어 이온전도도가 액체 전해질의 10분의 1에서 1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은 아지로다이트(argyrodite)라는 황화물 결정구조를 활용해 슈퍼 이온 전도성을 가지는 고체 전해질을 개발했다.

황 원자를 중심으로 정육면체 꼭짓점에 리튬이 결합해 있는 격자 구조에서 특정 위치에 할로겐 원소인 염소(Cl)를 선택적으로 치환하는 기술을 적용해 리튬이온이 아지로다이트 결정 구조 내에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화재위험 없는' 고체리튬전지용 고효율 고체전해질 개발"
연구진은 이 고체 전해질 소재의 이온전도도는 상온에서 기존 액체 전해질과 비슷한 수준인 10.2mS/㎝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나노결정핵을 실시간으로 형성하는 고에너지 공정과 적외선 급속 열처리 기술을 조합한 간단한 합성법으로 이 고체 전해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 수일이 걸리는 합성공정을 10시간 이내로 단축했다고 밝혔다.

김형철 박사는 "전고체전지는 일본 등 외국 연구진이 주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원천 기술로 양산 가능한 고성능 배터리 소재 기술을 개발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전기자동차와 ESS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나노 분야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