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예방법이 없는 C형 간염 바이러스 백신 개발의 실마리를 국내 연구진이 찾았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허정 교수는 만성 C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DNA 백신 'GLS-6150' 을 임상시험한 결과 효과를 확인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백신 균주는 DNA·RNA 백신 업체인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진원생명과학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팀은 면역증강물질 사이토카인 유전자 'IFNL3'를 백신에 넣었다. 이를 세브란스 병원과 부산대 병원에서 기존 치료법에 모두 실패한 만성 C형 간염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반복 투여시 부작용이나 불편함을 이길 수 있는 정도), 면역원성을 평가했다.

임상 1상 결과 해당 백신이 C형 간염 바이러스 면역반응 가운데 핵심 역할을 하는 '킬러 T세포(세포독성 T세포)' 기능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대로 백신은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조절(억제)T세포'는 감소시켰다. 만성 C형 간염 환자에선 조절T세포 숫자가 늘어나 있어 이를 줄이는 게 관건이었다.

신의철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지난 30DU년간 실패했던 C형 간염 백신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완치된 만성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를 대상으로 이번 백신의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세번째 임상 1상 연구를 수행중이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이어 국내 만성 바이러스 감염 가운데 두번째로 유발률이 높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걸리면 2~24%는 간경변으로, 1~4%는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제는 있으나 아직 백신은 없다. 세계적으로 7000만여명이 감염돼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