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탐사법으로 전체 TNO 10% 넘는 316개 확인…139개는 새로 찾아내
암흑에너지 탐사 자료로 '해왕성 바깥 천체' 무더기 발견
태양계 행성 중 가장 바깥에 있는 해왕성 너머에도 행성 처럼 크지는 않지만 궤도 장반경이 해왕성보다 긴 천체가 많이 있다.

이들을 통틀어 '해왕성 바깥 천체'(TNO)라고 부르는데 얼마 전까지 행성 지위를 갖고 있다가 왜행성으로 강등된 명왕성도 이들 중 하나다.

TNO는 현재까지 약 3천개가 파악돼 있다.

1930년에 명왕성이 발견된 이후 한동안 뜸하다가 관측기기의 발달과 함께 새로 발견되는 TNO도 늘어왔다.

지난해 1월 1일 심우주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가 근접비행을 한 '눈사람 소행성'으로 알려진 아로코스(Arrokoth)도 카이퍼벨트에 있는 TNO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물리·천문학과 게리 번스타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새로운 탐색법으로 140개에 달하는 TNO를 무더기로 찾아내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탰다.

이 대학에 따르면 연구팀은 암흑에너지의 본질을 규명하기 위해 6년에 걸쳐 남쪽 하늘을 정밀하게 관측해 온 '암흑에너지탐사'(DES) 자료를 활용해 TNO를 찾아냈다.

원래 초신성과 은하를 연구하는 데 적합하게 된 DES 자료를 천체의 움직임을 복원, 추적할 수 있는 자료로 바꿔 활용했다.

우선 DES의 첫 4년치 관측 자료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돌려 천체일 가능성이 있는 약 70억개의 '점'(dot)을 추려냈다.

그런 다음 별이나 은하, 초신성 등처럼 여러 날에 걸쳐 같은 자리에서 등장하는 점을 제외하고 약 2천200만개의 "단기체류형" 천체 목록을 만든 뒤 6일 치 관측 자료에서 점을 연결하며 이동로 추적했다.

이를 통해 TNO 후보를 약 400개로 압축하고, 관측자료를 25일 치로 늘려 검증하고 이미 확인된 TNO를 맞게 찾아냈는지도 확인했다.

그 결과,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139개를 포함해 모두 316개의 TNO를 찾아냈다.

이는 지금까지 확인된 전체 TNO의 10%가 넘는 것이다.

명왕성은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의 40배에 달하는 곳에 있는데, DES를 통해 찾아낸 TNO는 30~90배에 달하는 거리에 분포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ES는 지난 1월에 종료됐으며, 연구팀은 전체 자료를 대상으로 다시 TNO 탐색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에는 1차 걸러내기 때 기준을 낮춰 검색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500개 정도의 TNO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새 탐색방식은 남쪽 하늘을 탐색해 DES보다 더 희미하고 먼 거리에 있는 천체를 탐색할 수 있는 '베라 C. 루빈 천문대'가 내놓을 자료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확대된 TNO 목록이 이들의 기원과 궤도를 밝혀내 태양계를 연구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TNO 궤도를 연구하면 명왕성 밖에 있을지도 모를 제9행성의 존재를 확인하는데도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번스타인 교수는 "과거 태양계에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거대 행성이나 너무 멀리있어 우리에게 아직 발견되지 않은 행성에 관한 얘기가 많이 있다"면서 "TNO 목록을 만드는 것은 재미있는 발견을 하는 것으로, 이를 만들면 실제 발견한 것과 다른 이가 이론을 통해 발견할 것으로 제시한 것을 비교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증보'(The Astrophysical Journal Supplement Series)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