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대리게임 인정하지만 이익 편취 없었다" 해명
해명에도 논란 계속…도의적 책임 면치 못할 듯
정의당 비례대표 1번에 선출된 류호정 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가운데)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비례대표 1번에 선출된 류호정 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가운데) 사진=연합뉴스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1번 예비후보(사진, 가운데)가 '대리 게임' 논란에 휩싸였다. 류 후보는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공정성 문제로 비화했다.

12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류 후보는 2014년 당시 유명 게이머였던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리그오브레전드(LoL, 롤) 아이디를 빌려줘 게임 레벨을 '골드 1'에서 '다이아 5'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대리 게임 문제가 불거지자 류 후보는 당시 맡고 있던 이화여대 e스포츠동아리 회장직에서 물러났었다.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거론되며 다시 한 번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류 휴보는 "조심성 없이 지인들에 계정을 공유했다. 부주의함과 경솔함을 철저히 반성한다"고 밝혔다.

◆ 대리게임, 업계선 '범죄' 간주

게임업계에서는 대리 게임을 "게임산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로 간주한다.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성취만 바라는 '불공정행위'라는 점 때문이다.

롤 제작사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2013년 대리게임을 하다 적발된 아마추어 게이머 '압도'에게 1000년 계정 정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게임업계는 지난해 6월 '대리게임 금지법'(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건전한 게임문화 형성의 발판이 마련됐다며 반겼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게임은 실력대로 정정당당히 즐겨야 한다", "선진 게임문화 정착을 위해 필요한 법안"이란 반응이 쏟아졌다.

대리게임 금지법의 주요 타깃은 주로 레벨 상승을 목적으로 한 이용자 사이의 '대전 게임'(승패를 정하는 게임)이다. 류 후보가 대리게임을 통해 레벨을 올린 롤이 대표적 대전 게임으로 분류된다.

단 류 후보는 대리게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금전적 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있다. 그는 "(대리 게임으로) 어떠한 경제적 이익도, 대회에서의 반칙도 없었다"며 "계정 공유 논란은 2014년 5월 있었고, 해직된 두 번째 직장(게임사 '스마일게이트')에는 2015년 1월 입사했다. 대리게임 논란 때문에 퇴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류 후보가 게임사 입사 당시 롤 게임 등급을 입사지원서에 기재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류 후보의 주장과는 달리 대리 게임으로 얻은 등급을 취업에 유리한 '스펙'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류 후보는 아프리카TV에서 게임 BJ로 유명세를 타면서 '롤 여신' 등으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후 중소 게임사를 거쳐 2015년 스마일 게이트에 입사해 2018년까지 재직했다.

이에 대해 류 후보가 재직했던 한 게임사 관계자는 "입사지원서에 게임 등급을 표기했다는 의혹은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류 후보의 이화여대 e스포츠 동아리 회장 경력, 게임 방송 경력 등은 입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라이엇 게임즈

사진 = 라이엇 게임즈

젊은이들 뿔난 이유는 '공정성'

류 후보가 대리게임을 통해 금전 거래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도의적 책임은 면치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대다수 젊은이들이 류 후보의 대리 게임 논란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리 게임 자체에 '성취를 위해 힘들게 노력할 필요가 없다'란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청년층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슈인 '공정성' 가치와 직결된다.

한 누리꾼은 "사익을 취하지 않았더라도 대리 게임 논란은 당 이름인 '정의'라는 이름에 완전히 역행하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롤 유저도 "대리 게임을 하면 e스포츠 대회 출전 자격도 박탈되는 시대다. 얕잡아볼 사건이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동섭 의원(미래통합당)은 "게임 업계 노동자 권익에 앞장서겠다는 사람이 대리 게임을 '조심성 없이 일어난 일'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류 후보는 스마일게이트 재직 당시 노조 설립 추진 과정에서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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