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월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모습/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비대면 주주총회'가 늘어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도 이달 예정된 주총을 앞두고 전자투표제를 적극 도입하고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실시한다. 주주들이 주총장에 출석하지 않고도 온라인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오는 18일 열리는 삼성전자 주총은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다. 2018년 액면분할 시행 후 소액주주가 급증하면서 기존에 주총을 진행하던 서울 서초사옥보다 넓은 수원컨벤션센터로 주총장을 변경했다.

전자투표제 도입과 주총장 변경 모두 주주 의결권과 편의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주총장을 찾는 주주들을 위한 방역 작업도 병행한다. 당일 주총장 입구에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하고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 검사도 실시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진도 투입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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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오는 20일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영빈관에서 주총을 개최하며 방역은 물론이고 예년보다 좌석 배치 간격도 넓혀 주주 간 접촉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회사 측은 주총 소집공고를 통해 10~19일 전자투표 행사, 전자위임장 수여를 독려하고 있다.

역시 2018년부터 전자투표를 실시한 SK텔레콤은 오는 26일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주총을 연다. 전자투표 행사 기간은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재선임 안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가 주요 안건이 될 예정이다.

오는 25일 제주 사옥에서 주총을 여는 카카오는 전자투표를 시행 중이다. 전자투표 행사·전자위임장 수여기간은 이달 15~24일이다.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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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경우 아직 주총 일정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이달 30일이 유력하다. 황창규 대표 체제에서 구현모 대표 체제로 바뀌는 터라 업계 관심이 쏠린다. 전자투표 도입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LG그룹은 오는 20일부터 주총을 순차 개최한다. 전자투표제는 도입하지 않았다. 20일 주총이 예정된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유플러스 등은 주총 전날 주총장 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주총 당일 체온 측정 결과에 따라 발열이 의심되는 경우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감염·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매년 제공하던 전시장 투어와 본사·주총장 간 셔틀버스 운행은 올해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7일 경기 성남 그린팩토리 본사에서 주총을 개최하는 네이버도 이번 주총에 전자투표는 도입하지 않았다. 네이버 측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매일 3회씩 본사 건물을 소독하고 있다. 주총장 입장 전 발열 확인 절차 등을 거치고 참석자들은 주총 행사 종료 전까지 마스크를 착용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싱가포르, 일본, 베트남, 태국 등 코로나19 주요 확산 국가를 다녀오거나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 청도를 2주 이내 방문한 경우는 주총장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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