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스크 재사용 지침을 발표하면서 마스크 소독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한 번 착용한 마스크는 습기가 차서 세균 및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있고 재사용했을 때 마스크에 묻어 있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이 때문에 알코올 스프레이부터 전자레인지, 자외선 소독기 등 온갖 기기가 총동원되고 있다.

"마스크, 자연건조만으로 재사용 가능…감염 우려지역 방문 땐 폐기"
정부는 헤어드라이어 또는 전자레인지를 사용한 소독법을 비롯해 물 세척, 알코올 소독법을 권장하지 않는다. 마스크 필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식약처의 실험 결과 보건용 마스크를 알코올로 소독하거나 물로 세탁하면 정전기 필터 기능이 3분의 1로 떨어졌다. 알코올의 화학성분이 필터 소재를 훼손하고 세탁 과정에서 마스크에 물리적 압력이 가해지면서 필터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헤어드라이어 또는 전자레인지는 고온의 열이 마스크에 가해지는 과정에서 필터가 변형되거나 녹을 수 있다. 최근에는 젖병 및 칫솔 등을 살균하는 자외선 소독기를 활용하는 방법이 뜨고 있다. 마스크 기능을 유지하면서 소독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제거 효과는 입증되지 않아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자연 건조만으로도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KF94 마스크는 유지 관리를 잘하면 한 달가량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미세먼지처럼 공기 중에 입자가 골고루 퍼져 있는 것이 아니고 입자도 작기 때문에 필터 성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습기가 마스크의 필터를 망가뜨린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습기를 말린 뒤 사용하는 것은 바이러스 차단 효과와 상관이 없다. 마스크를 착용한 뒤 창문 옆에 걸어두고 햇빛에 말리면 자외선 살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마스크 소독보다 사용법을 지키는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의료기관 및 인구밀집지역 등 감염 우려가 높은 곳을 방문했을 때는 재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마스크에 다른 사람의 타액과 혈액 등 체액이 묻으면 마스크를 교체해야 한다. 마스크를 만져야 하는 경우 손을 먼저 씻어 마스크가 항상 청결한 상태로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마스크가 손상됐거나 오염 가능성이 있다면 폐기하고 재사용 횟수는 10회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