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모빌리티 기업은 승승장구
국내서 공유버스·카풀·타다 막힐 때…우버와 그랩은 '슈퍼앱'으로 진화 중

“한 기업가가 100여 명의 동료와 약 2년의 시간을 들여 삶과 인생을 바친 서비스가 국토교통부와 몇몇 국회의원의 말 몇 마디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박재욱 VCNC 대표)

모빌리티(이동수단) 분야엔 유독 ‘잔혹사’가 많다. 우버X, 콜버스, 풀러스 등 택시업계와 이해가 상충하는 서비스 대부분이 중단됐다. 과정은 매번 비슷했다. 택시업계 반발이 거세지면 정부가 “약자인 택시업계와의 상생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규제를 만들었다. 검찰과 정치권은 기소와 입법 조치 카드를 꺼냈다.

2013년 8월 글로벌 승차공유기업 우버는 한국에 일반 차량의 승차공유 서비스인 우버X를 내놨다. 택시업계는 “우버가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시는 우버 기사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우파라치 제도’까지 시행했다. 검찰은 2014년 말 우버 대표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2015년 3월 결국 우버X 서비스는 중단됐다.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잔혹사도 이어졌다. 2015년 12월 콜버스랩은 행선지가 비슷한 승객을 모아 25인승 전세버스로 나르는 공유버스 서비스를 내놨지만 승객 감소를 우려한 택시업계의 민원이 이어졌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운행 시간과 지역, 차종을 제한하는 규제를 내놨다. 콜버스랩은 2017년 전세버스 예약 서비스로 사업 모델을 바꿨다. 카풀 서비스도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택시업계의 반발로 출퇴근 시간에 하루 4시간만 운행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를 중단했고 풀러스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토종 스타트업이 규제와 싸우는 동안 해외 모빌리티 기업들은 ‘공룡’으로 성장했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음식 배달, 물류, 금융 등으로 업역을 넓히고 있다.

우버는 미국에서 우버X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자동차, 개인용 비행체(PAV)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모빌리티 기업인 그랩(사진)은 모바일 결제, 음식 배달, 주거 관리 등 의식주 전반을 아우르는 ‘슈퍼 앱’으로 변신하고 있다.

최한종/조수영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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