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에 드론을 활용한다. 드론 제조사 DJI 직원들이 소독액을 채운 드론의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DJI 제공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에 드론을 활용한다. 드론 제조사 DJI 직원들이 소독액을 채운 드론의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DJI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은 땅덩어리가 넓다. 사람의 힘만으로 도시 구석구석을 방역하는 게 불가능하다.

중국 정부의 선택은 드론이었다. DJI의 농약 살포용 드론인 아그라스 MG-1이 방역 임무를 맡았다. DJI 본사가 있는 선전에서 드론이 거쳐간 곳이 300만㎡에 달한다. 주거지역은 물론 병원 인근, 공장 지대 등 곳곳에 소독액을 살포했다. 선전 외에도 중국 내 1000여 개 현이 방역 작업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각 현에서 지정한 코로나19 드론 방역 지역의 면적을 합하면 6억㎡에 이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금까지 드론은 영상 촬영과 취미 목적으로 많이 활용됐다. 드론 기술이 발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적재용량이 커지면서 아그라스 MG-1 같은 농업 전담 제품도 등장했다. 드론 5대를 동원해 세 시간 정도 작업하면 66만㎡에 농약을 살포할 수 있다. 각 모터 아래 달린 4개의 노즐이 농약을 분사하는 구조다. 아그라스 MG-1이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농약의 무게는 최대 10㎏이다. 현장 상황을 중계하는 광각 카메라가 달려 있어 원격으로 조종이 가능하다. 농약을 뿌릴 때 멀리 떨어져 있어도 된다는 의미다. 농약 독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농약을 뿌릴 때 활용했던 중장비는 비행기였다. 미국과 같은 넓은 평야 지대가 농약 살포 비행기의 주 무대다. 미국 디즈니 애니메이션 ‘비행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더스티도 전직 농약살포기다.

전문가들은 드론이 농약 살포용 비행기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전망한다. 드론의 무기는 작은 덩치다. 비행기가 지나다니기 어려운 산악지역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닐 수 있다. 빈 곳 없이 구석구석 농약을 뿌린다는 것도 크기가 작은 드론의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처럼 소규모농이 많은 지역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가격 면에서도 비행기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아그라스 MG-1은 국내에서도 주문이 가능한데 대당 가격은 1800만원부터다. 정경륜 DJI코리아 정책총괄은 “아프리카 말라리아 퇴치 등에도 농업용 드론이 쓰인다”며 “드론이 더 다양한 곳에서 활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조수영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