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新포터블 디바이스 하반기 출시
본체·OS 없이 스마트폰 컴퓨팅 파워만으로 구동
스마트폰 PC화 시도 일환…'UX 차이 극복'이 관건
구글 '안드로이드10'으로 구동되는 '데스크톱 강제모드'/사진제공=구글

구글 '안드로이드10'으로 구동되는 '데스크톱 강제모드'/사진제공=구글

스마트폰을 PC처럼 활용할 수 있는 신(新)기술과 제품 구현에 IT(정보기술) 업체들이 박차를 가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블루투스 등을 활용해 스마트폰에 내장된 컴퓨팅 파워로 구동되는 새로운 모니터 디바이스를 내놓는다. 스마트폰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대화면 디스플레이' 니즈를 폴더블폰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구현하는 시도라 볼 수 있다.

◆ "지금까지 이런 디바이스는 없었다, 이것은 태블릿인가 노트북인가"

'클라우드 톱'이라 명명된 이 디바이스는 한 마디로 '스마트폰의 PC화'를 구현하는 포터블(휴대용) 모니터다. 단순히 스마트폰 화면을 모니터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마트폰에서 구동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을 그대로 화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게 핵심이다.

데스크톱PC는 별도의 본체(CPU)와 윈도우 같은 운영체계(OS)가 필요했다. 클라우드 톱의 경우 스마트폰이 본체와 OS 역할을 맡는다. 최신 스마트폰의 CPU, 내장 메모리, 램(RAM) 등이 이미 PC 수준에 달한 덕분이다.

클라우드 톱의 외관 디자인은 태블릿 PC와 유사하다. 단 컴퓨팅 시스템 등이 내장돼 있지 않아 훨씬 얇고 가볍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을 클라우드 톱은 크기도 소형 노트북의 디스플레이 정도인 14.1인치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해상도는 풀HD, 무게는 1kg 내외로 휴대성과 사용성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은 40만~50만원대로 노트북보다 저렴하지만 디스플레이가 훨씬 커 태블릿 PC보단 비쌀 전망.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르면 올 2분기부터 클라우드 톱 생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덱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덱스'/사진제공=삼성전자

◆ '스마트폰을 PC처럼' 시도…대화면 니즈 때문, UX 차이 극복이 핵심

사실 이같은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스마트폰 초창기인 10여년전부터 꾸준히 이어져왔다. 스마트폰을 큰 화면으로 이용하고 싶은 소비자 요구가 컸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는 2011년 스마트폰 '아트릭스'를 활용해 노트북을 구현할 수 있는 '웹톱' 플랫폼을 내놓으며 '스마트폰의 PC화' 시장을 공략했다. 그러나 웹톱은 자사 제품만 활용해야 했던 데다 낮은 스마트폰 성능, 기기 판매량 저조 등으로 결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여러 업체에서 비슷한 시도들이 이어졌지만 대부분 소비자 눈길을 잡는 데 실패했다.

반전 계기가 마련된 것은 스마트폰 사양이 PC 수준에 버금갈 정도로 올라오면서다. 2017년 삼성전자가 사실상 처음으로 어느정도 시장성 확보에 성공한 '덱스(Dex)'를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갤럭시S8'을 출시하며 덱스 기능 및 전용 패드를 선보였다. 갤럭시S8 이상의 기기를 패드 도킹 장치 및 유선을 통해 연결하면, 탑재된 덱스 기능을 통해 연결된 모니터에 윈도우와 비슷한 형태를 갖춘 '구글 안드로이드 N' OS가 나타나 컴퓨터를 구동할 수 있게 했다.

그러자 구글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구글은 갤럭시 기기만 사용해야 하는 삼성 덱스의 단점을 파고 들어 아예 '데스크톱 강제모드'를 만들고, 이를 자체 OS 중 최신 버전인 '안드로이드 10'부터 기본 기능으로 탑재했다. 구글 데스크톱 강제모드는 아직 일반인들이 원활히 이용하긴 어렵지만, 외신 등에 따르면 구글은 향후 이 기술에 공을 들여 모든 이가 쉽게 스마트폰을 PC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으로 추정된다.

다만 일각에선 스마트폰이 PC를 완전히 대체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마트폰 사양이 PC 수준을 능가했다고 해도 여전히 PC와 스마트폰의 경험은 다르기 때문. 예컨대 같은 게임이라도 모바일·PC·콘솔이 각자 다른 UX를 제공하므로 각각의 디바이스를 선택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새로 출시되는 클라우드 톱도 스마트폰 컴퓨팅으로 PC를 구동시킨다는 점에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획기적 제품이 될 수 있으나, 휴대용 디스플레이라는 한계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PC와 스마트폰은 근본적으로 UI와 UX가 다르다"며 "스마트폰이 PC에서 구동된다고 해서 PC 시장 점유율을 뺏는다고 보는 것은 섣부른 가정이다. 스마트폰이 PC를 대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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