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호 막혀 막막한 중국 대신 북미 노리는 게임사
넷마블의 북미 자회사 카밤이 개발 중인 신작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사진=넷마블

넷마블의 북미 자회사 카밤이 개발 중인 신작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사진=넷마블

중화권 시장 수출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게임업계가 북미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1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업계의 주요 수출 대상국은 중화권이었다. 전체 수출의 46.5%를 중화권 국가들이 차지했다.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이 정도 수치를 올릴 정도로 시장 의존도가 높다. 중국의 판호 발급 중단 조치 탓에 중화권 수출 비중이 전년 대비 14%포인트 줄었다. 중국은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 이후 2017년부터 한국산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중국 시장이 막히자 게임업계는 북미시장으로 새롭게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각 게임사들의 실적 발표를 살펴보면 이러한 경향성이 뚜렷이 확인된다. 눈에 띄는 성과도 나오는 중이다.

넷마블(93,500 -0.32%)은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의 72%를 해외 매출이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북미권 매출 비중이 30%로 가장 높다. 국내(28%)보다도 북미 지역 매출이 컸다.

해외 매출 대부분은 넷마블의 북미 자회사 카밤이 개발한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에서 나왔다. 이 게임은 지난해 4분기 해외 매출 중 17%를 차지하며 가장 많이 팔렸다.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또한 북미를 비롯한 서구권에서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카밤은 올해도 해외 시장을 정조준해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등 마블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RPG(롤플레잉게임)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를 4월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게임빌

사진=게임빌

펄어비스(174,900 +2.34%) 역시 간판 게임 '검은사막' IP로 북미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의 74%를 해외에서 냈다. 북미에서 강한 콘솔 장르를 공략, 검은사막을 콘솔 버전으로 출시한 게 주효했다. 북미·유럽 지역의 콘솔 누적 판매 시장 점유율은 유럽 33.1%, 미국 30.8%에 달한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을 콘솔 버전으로 지난해 3월 엑스박스 원(Xbox One), 8월 플레이 스테이션 4(PlayStation 4) 버전을 북미·유럽·일본·호주에 출시했다. 검은사막 모바일도 지난해 2월 일본, 12월 북미·유럽 동남아 등 글로벌 론칭을 진행했다.

전체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53%)을 차지한 게임빌(17,450 +0.87%)도 글로벌 히트작 '게임빌 프로야구 슈퍼스타즈'를 북미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게임빌의 대표적 IP인 '게임빌 프로야구' 시리즈는 그간 12개 시리즈를 내놓고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7000만을 달성했다.

게임빌 관계자는 "북미 시장은 과거에도 해당 시리즈의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및 매출이 가장 높게 나왔던 지역으로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이같은 북미 시장 진출 추세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판호가 막힌 상황에서도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는 건 긍정적이다. 특히 국내 게임업체들의 북미 시장 진출은 특정 시장에 의존하지 않는 수출 다변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행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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