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리스 모이잔 그래프코어 부사장

엔비디아 출신 개발자들이 설립
"AI 학습엔 다른 도구 필요해
IPU는 정보 처리 빠르고 효율↑"

삼성·네이버·카카오와 협업 추진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GPU보다 IPU가 뜰 것"

“인공지능(AI) 반도체=그래픽처리장치(GPU)란 고정관념을 깨겠다.”

영국 반도체 기업 그래프코어가 내건 슬로건이다. 이 회사는 GPU 대신 IPU(지능처리장치)란 용어를 쓴다. GPU는 PC에 들어가는 그래픽카드용 칩으로 AI 학습을 위해 제작된 반도체가 아니라는 논리다.

파브리스 모이잔 그래프코어 비즈니스총괄 부사장(사진)은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GPU는 PC 시대의 유물”이라며 “AI를 학습시켜 똑똑하게 만들 때는 다른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프코어는 엔비디아 출신 개발자들이 2016년 설립한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기업가치가 1조7400억원을 넘어 영국의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도 이 회사의 주요 투자자 중 하나다. 최근 한국에 지사를 열고 국내 기업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대표 상품은 ‘콜로서스 IPU’다. ‘일꾼’ 역할을 하는 코어 1200개가 이미지 연산을, 280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데이터 처리를 담당한다. 칩 안에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가 들어가는 게 GPU와 다른 점이다. 모이잔 부사장은 “GPU와 메모리칩을 연결해 사용하면 데이터 처리 속도가 떨어지고 전기도 많이 먹는다”며 “정보 처리와 저장 기능을 하나의 칩에 담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력 소모량을 중시하는 에지컴퓨팅 분야에서 IPU가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에지컴퓨팅은 현장 곳곳에 소규모 연산 장비를 설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센터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업계에서도 IPU의 이 같은 특성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를 에지컴퓨팅 환경에서 구현할 때 IPU를 활용하고 있다.

그래프코어는 이번에 문을 연 한국지사를 통해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과의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모이잔 부사장은 “한국은 5세대(5G) 이동통신 등 혁신적인 인프라를 갖춘 시장”이라며 “AI 시대의 주역이 될 한국 기업들이 IPU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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