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우버' 그랩, 자산관리 서비스도 한다
동남아시아 최대 모빌리티(이동수단) 기업 ‘그랩’이 자산관리 시장에 진출한다. 그랩은 싱가포르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 벤토인베스트(Bento Invest)를 인수했다고 이달 초 밝혔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벤토는 브랜드명을 ‘그랩인베스트(GrabInvest)’로 변경했다. 벤토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찬드리마 다스가 이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그랩인베스트는 그랩파이낸셜그룹의 신규 핵심 사업으로 배치돼 올 상반기 그랩 앱을 통해 자산관리 상품을 선보인다.

그랩파이낸셜그룹은 결제(그랩페이), 리워드(그랩리워드), 대출(그랩파이낸스), 보험(그랩인슈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업가, 소상공인, 운전자 파트너 등이 그랩 앱을 활용 중인 소비자를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랩인베스트의 모토는 ‘자산관리의 대중화’다. 자사관리 상품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동남아 소비자들이 타깃 고객이다. 부담 없는 가격대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 이해하기 쉬운 상품 등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그랩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고, 앱에서는 모든 수수료가 투명하게 공개된다.

동남아에서는 제도권 업체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다. 소액 거래의 경우 현금 거래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그랩은 동남아 금융시장이 위챗페이 도입 직전의 중국과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한 중국인들이 간편결제 서비스 ‘위챗페이’를 선택한 것처럼 제도권 업체와의 거래에 어려움을 겪어온 동남아 소비자들이 그랩을 고를 것이란 설명이다.

루벤 라이 그랩파이낸셜그룹 대표는 “그랩인베스트의 목표는 금융 솔루션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동남아 소비자들의 재정 안정에 도움을 주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