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일본에 이어 이탈리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분리에 성공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와 다른 유형으로 구조와 특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바이러스가 확보되면 심층 연구를 통해 감염 경로와 증식 속도, 전파 형태 등의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3일 dpa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립전염병연구소는 감염자로부터 바이러스를 채취해 연구용 샘플을 확보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2명이 발생했다. 이 연구소는 감염 의심 환자를 조사해왔다. 이번에 획득한 바이러스 분리 결과를 다른 나라에도 제공하고 추가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로베르토 스페란자 이탈리아 보건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바이러스를 이해하고 연구할 가능성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호주 멜버른대의 피터 도허티 감염·면역연구소도 지난달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로부터 얻은 시료에서 바이러스를 분리·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소는 샘플을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세계 연구소와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감염자 검체를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배양·분리했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검사법 및 백신을 개발 중이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은 바이러스를 분리 배양하고도 유전자 염기 서열 정보만 공개하고 바이러스를 외부와 공유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변이가 많은 바이러스 특성상 백신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특징이 규명된다면 증식 속도를 억제하는 약물을 찾아내거나 감염력을 약화시키는 성분 합성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 빨라진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