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KT가 ‘구현모 호(號)’의 밑그림이 될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박윤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대목이 눈에 띈다. 새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과 함께 ‘투톱’ 체제를 형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원 인사에서는 ‘젊은 피’를 발탁하고 임원 수를 확 줄였다. 소비자를 담당하는 ‘커스터머부문’을 신설하고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을 담당하는 조직도 새로 만들었다.

임원 98명…규모 확 줄여

KT가 16일 발표한 임원 인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복수 사장 체제를 갖췄다는 점이다. 새 CEO 선임 과정에서 구 사장과 함께 경쟁한 박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새 CEO로 내정된 구 사장과 함께 KT를 이끈다.

구 사장은 KT를 대표하면서 소비자부문(B2C)을 총괄한다. 박 사장은 기업(B2B)과 글로벌 사업을 하는 기업사업부문장을 맡는다. KT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구현모號 밑그림 나왔다…'투톱 체제'에 AI 담당 조직 신설
기존 사장급 임원은 이번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동면, 오성목, 김인회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거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올해는 사장 1명, 부사장 2명, 전무 5명, 상무 21명이 승진했다. 부사장급으로는 이철규 인프라운용혁신실장과 신현옥 경영관리부문장이 승진했다.

KT 조직은 이번 인사로 한결 젊어졌다. 새로 임원이 된 21명 중 27%가 40대다. 임원 평균 연령은 52.1세로 지난해(52.9세)보다 한 살 정도 내려갔다. 젊은 피인 구 사장의 혁신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게 KT 내부의 평가다. 구 사장은 올해 56세로 전임자인 황창규 회장(67세)보다 10세가량 젊다.

‘공룡’으로 불렸던 비대한 조직에도 칼날을 댔다. 전무 이상 고위직을 33명에서 25명으로 줄였다. 젊고 민첩한 실무형 조직으로 변화를 꾀했다는 설명이다. 전체 임원 수도 줄였다. 이번 인사로 임원이 작년보다 약 12% 감소한 98명이 됐다. 임원이 두 자릿수로 줄어든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조직’에 역점

조직 개편의 키워드는 ‘소비자’다. 기존 커스터머&미디어부문과 마케팅부문을 통합해 커스터머부문으로 합쳤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기가인터넷의 유무선 사업과 인터넷TV(IPTV), 가상현실(VR) 등을 담당한다. 앞서 구 사장은 조직 개편 방향에 대해 “고객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고객과 글로벌 고객을 담당하던 부서도 ‘기업부문’으로 통합했다. 기업부문은 박 사장이 총괄한다. 부서 간 통폐합이 이뤄지면서 조직은 기존 ‘9부문 5실 1원 1소’ 체제에서 ‘7부문 3실 1원 1소’ 체제로 정비됐다.

지난해 선언한 ‘AI 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한 조직이 새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신설된 ‘AI/DX융합사업부문’은 AI와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을 담당한다. 5G 서비스에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전홍범 부사장이 최고디지털혁신책임자(CDXO)이자 AI/DX융합사업부문장을 맡는다.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비상설로 운영하던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상설화한다. 최고준법감시책임자(CCO)도 선임할 예정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