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은 올해 탄탄한 내수에 수출실적 회복이 더해져 본격적인 성장세를 탈 전망이다. 이 회사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국내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휴젤…"올해 '보툴렉스' 中 판매허가 땐 해외 실적개선 신호탄 될 것"
국내 미용성형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시장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선방 중이다. 휴젤의 지난해 1~3분기 국내 매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27%로 경쟁사인 메디톡스(17%)와 대웅제약(-21%)과 비교해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업체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규 사업자들이 잇따라 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젤은 선점해놓은 미용성형 시장에서의 네트워크와 10년 동안 쌓아온 인지도 등을 기반으로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더욱 공고히 다질 것으로 예상한다.

휴젤은 해외 업체들이 장악한 필러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프리미엄 제품 및 새로운 적응증의 제품을 선보여 제품 종류를 다양화했다. 의료업계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여는 등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를 통해 매년 필러사업 매출을 늘리고 있다. 현재 국내 필러 시장은 엘러간, 갈더마 등 해외 업체 제품이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른 미용성형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성장 가능성이 큰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글로벌 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데다 성장률까지 둔화되고 있어서다.

휴젤이 가장 먼저 눈여겨본 시장은 중국이다. 2018년 상반기까지 휴젤의 ‘보툴렉스’ 수출 증가를 이끈 것은 중국 따이궁(보따리상)이었다. 이후 중국 정부가 불법 보툴리눔 톡신 판매와 따이궁의 활동을 강하게 단속하면서 중국으로의 수출이 주춤해졌다. 중국 관련 매출채권을 대규모로 상각한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휴젤은 이에 대응해 최근 대만, 러시아, 태국 등 다른 지역으로 수출을 늘리고 있다.

기존에 진출해 있던 유럽과 러시아, 독립국가연합 소속 국가에서는 필러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휴젤은 올해 중국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두 가지 제품의 허가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나는 화장품 브랜드 ‘웰라쥬’의 위생허가다. 이 회사의 목표대로 지난 14일 중국 정부의 허가가 떨어지면서 화장품 부문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다른 하나는 주력인 보툴렉스에 대한 품목허가다. 휴젤은 지난해 4월 중국 정부에 보툴렉스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허가 절차를 밟는 과정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오는 3분기 이 제품이 중국에서 정식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뉴로녹스’의 중국 품목허가가 지연되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뉴로녹스 품목허가는 당초 지난해 2분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해 1분기로 예상 시점이 미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휴젤이 목표한 시점에 품목허가를 받는다면 메디톡스와의 중국 내 제품 출시 시점 격차가 예상했던 것보다 좁혀진다. 중국 진출 초반 보툴렉스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중국 정부의 허가 절차가 과거보다 오래 걸린다는 것을 고려하면 허가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휴젤에도 존재한다.

휴젤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 보툴렉스를 내놓기 위한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두 지역에서 모두 임상 3상을 하고 있다. 미국에선 올해 하반기 판매허가를 신청하고 2022년 출시하는 것을, 유럽에선 올해 상반기 판매허가를 넣은 다음 내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휴젤이 지난해에는 수출 부진으로 주가 상승 추진력이 약했지만 올해에는 보툴리눔 톡신과 화장품의 중국 판매허가로 주가가 오를 만한 힘을 충분히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경쟁사인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균주 출처를 둘러싼 다툼으로 국내 민사, 미국 국제무역위원(USITC) 소송을 진행 중인 것과 달리 소송 위험에 노출되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회사의 기초체력(펀더멘털) 이외의 잡음이 없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김슬 삼성증권 연구원
김슬 삼성증권 연구원
대웅제약은 지난해 5월 미국 진출에 성공했고 메디톡스도 지난해 상반기 중국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이유로 두 회사보다 해외 주요 시장 진출이 늦었던 휴젤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seul3.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