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치과용 엑스선 검사 장치 개발…일본산 부품 대체"
방사선 노출 70%까지 줄인 디지털 엑스선 광원 상용화

국내 연구진이 방사선 노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엑스선 광원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피폭량은 줄이고 영상 화질은 높일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 기반 엑스선 광원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엑스선은 의료용 영상 진단, 산업용 비파괴 검사 등에 널리 사용되는 전자기파이다.

엑스선을 만들어내는 광원은 2천도의 고온으로 가열한 필라멘트를 이용해 만드는데, 열이 올라가기까지 반응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방사선량에 노출된다는 문제가 있다.

1895년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이 엑스선을 발견한 뒤로 의료 분야에 이 같은 아날로그 방식의 엑스선 검사 장비가 활용돼 왔다.

연구팀은 필라멘트 대신 나노미터(㎚·10억분의 1m) 굵기 지름의 신소재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피폭량을 대폭 줄인 디지털 광원을 개발했다.

방사선 노출 70%까지 줄인 디지털 엑스선 광원 상용화

탄소나노튜브는 속이 빈 원기둥 모양 탄소 소재로 물리적 강도와 열 전도성이 우수해 차세대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나노튜브 광원은 열이 아닌 전기 신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필요한 순간에만 전기를 걸어 엑스선을 방출하게 된다.

수백 나노초(ns, 10억분의 1초) 수준으로 전류를 제어할 수 있어 기존 수십 밀리초(ms·1천분의 1초) 단위로 촬영하는 아날로그 기술보다 최대 1만배 이상 빠르게 촬영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피사체가 움직이더라도 응답 속도가 빨라 보다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심장·흉부 등을 촬영하는 의료장비에 적용할 경우 방사선 노출량을 기존 대비 평균 50%,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2015년 이 기술을 개발해 바텍과 브이아이에스 등 국내 기업에 이전했으며, 현재 치과용 엑스선 검사 장치로 제작돼 널리 쓰이고 있다.

그동안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디지털 엑스선 광원 장비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왔지만, 기술 안정성이 떨어지고 장비 수명이 짧아 상용화가 어려웠다.

ETRI는 앞으로 제품의 출력과 해상도를 높여 산업용 초고밀도 비파괴 검사 장비, 의료용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송윤호 ETRI 소재부품원천연구본부장은 "그동안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 오던 치과용 엑스선 장비 부품을 대체해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방사선 노출 우려를 줄이면서도 촬영 영상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의료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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