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가 개막한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삼성전자 부스에서 각국에서 온 관람객들이 갤럭시 폴드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가 개막한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삼성전자 부스에서 각국에서 온 관람객들이 갤럭시 폴드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새 폼팩터(특정적 기기 형태)로 꼽히는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세계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정도다. BOE가 저조한 수율(원재료 투입 대비 제품 생산 비율)로 생산에 차질을 겪으면서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안정적 수율과 품질이 보장되는 삼성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결국 중국 화웨이, 샤오미 등 폴더블폰 경쟁사도 자국 패널 공급업체가 아닌 삼성에 손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위·아래로 접히는 조개 껍질(클램셸) 형태의 폴더블폰 '레이저' 공식 출시를 또 다시 연기했다. 당초 지난해 연말 레이저를 출시할 계획이었던 모토로라는 기술적 결함을 이유로 출시일을 이달 9일로 미룬 바 있다.

업계는 레이저 출시가 거듭 지연된 핵심 원인으로 폴더블 디스플레이 공급 부족에 따른 양산 실패를 꼽았다. 모토로라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BOE에게 공급받고 있다. BOE의 수율이 10%대에 그쳐 레이저 제품 양산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앞서 레이저의 출시를 미룬 요인으로 지목된 힌지(경첩)가 접히는 부분의 결합도, 방수·방진을 비롯한 외부 오염 물질 방지 등 기술적 부분도 BOE는 크게 개선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시가 지연된 모토로라 '레이져'/사진제공=모토로라
출시가 지연된 모토로라 '레이져'/사진제공=모토로라
BOE로부터 부품을 제공받는 화웨이도 폴더블폰 출시에 차질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지난해 '메이트X'를 출시했을 당시 홈페이지에서 자국 시장에 한정해 극소량만 판매했다.

샤오미의 폴더블폰 역시 부품 수급과 설계 변경 등의 이유로 내년은 돼야 출시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비전옥스의 제품으로 폴더블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하지만 최종 제품 양산 단계에선 비전옥스 폴더블 패널을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물량을 감안하면 비전옥스가 수율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시장조사기관 DSCC는 올해 화웨이는 15만대, 샤오미·레노버(모토로라)가 20만대의 폴더블폰을 생산하는 데 그칠 것으로 바라봤다. 이들 업체 예상 생산량을 모두 합쳐도 삼성전자가 지난해 판매한 갤럭시폴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그러자 화웨이, 샤오미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오포, 비보 등 중국 현지 업체도 삼성디스플레이에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화웨이와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마트폰용 패널 개발을 시작했다"며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이 화웨이가 올 하반기에 출시할 폴더블폰 신모델에 탑재될 것으로 알고 있다. 샤오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