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기술협회 디렉터
레슬리 로어바우 "연결된 사물이 스스로 지성 갖추는 시대…5G 도입으로 더 빨라져"

“이제는 ‘스마트(smart)’가 아니라 ‘인텔리전스(intelligence)’의 시대가 왔습니다. IoT(internet of things)에서 IoT(intelligence of things)가 된 것이지요.”

레슬리 로어바우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리서치담당 디렉터(사진)는 지난 9일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렇게 말했다. 과거 인터넷으로 사물과 사물 사이의 연결을 이뤘다면, 이제는 연결된 사물들이 모은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학습할 수 있게 돼 ‘지성’을 갖춘 존재처럼 작동한다는 의미다. CES를 매해 주관하는 CTA는 새로운 개념의 ‘IoT(intelligence of things)’를 올해의 새로운 트렌드로 발표했다.

로어바우 디렉터는 눈에 띄게 늘어난 AI 관련 제품의 전시와 5G(5세대) 이동통신을 핵심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며 “여기에 수집된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5G가 나오면서 인텔리전스의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현대자동차, 다임러, 벨 등이 발표한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로어바우 디렉터는 허물어지는 산업 간 경계도 주목해야 할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최초로 CES에 참가한 세계 1위 항공사 델타항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항공사로선 처음으로 기조연설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정보기술(IT) 기업을 강조한 델타항공은 무거운 수화물도 가뿐히 들어올릴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소니도 비슷한 예다. 소니가 내놓은 전기차 콘셉트 카 ‘비전-S’엔 센서, 차량용인포테인먼트(IVI), 통신 등을 위한 부품과 기기가 들어간다. 소니는 이런 부품과 기기들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완성차로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어바우 디렉터는 “전화기를 넘어 TV, 카메라, 음악 재생기 등 모든 것이 된 스마트폰의 출시 때부터 이런 현상은 계속돼 왔다”며 “이 추세가 가속돼 모든 기업이 기술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CES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한 곳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전문 전시관 ‘유레카파크’였다. 유레카파크에 50여 개국 1200여 개사가 참가했고, 이 가운데 한국 스타트업은 179개사로 미국(320개) 프랑스(207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로어바우 디렉터는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데 CES는 좋은 기회”라며 “유레카파크에선 같은 문제를 지닌 다른 나라의 기업들을 만나,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ES 2020에는 전체 참가업체 기준으로 한국은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294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라스베이거스=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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