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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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A(코드분할다중접속·2G)부터 5G까지 한국은 최고의 파트너입니다.”

글로벌 칩셋업체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사장(사진)은 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28기가헤르츠(㎓) 통신망을 활용한 차세대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상용화는 과거 CDMA와 같이 한국은 물론 퀄컴에도 좋은 성장 기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몬 사장은 퀄컴의 반도체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퀄컴의 2인자’다. 최근 퀄컴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 거래 등을 이유로 부과한 1조원 규모의 과징금 불복 소송에서 패소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통신칩 혁신을 함께 주도해온 한국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차세대 5G 도입, 산업 지형 바꾼다”

[CES 2020] 퀄컴 "5G가 몰고 올 산업지형 변화 엄청나…한국엔 기회다"
한국은 올해 차세대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고주파를 활용하는 차세대 5G 서비스는 통신 속도가 지금보다 이론상 최소 4~5배 빠르다.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등 5G 서비스 도입을 위해선 차세대 5G 통신 상용화가 필요하다. 퀄컴이 이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선 통신사, 단말기 제조업체와 협력해야 한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국내 통신사, 세계 1위 스마트폰업체 삼성전자와 협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몬 사장은 “한국의 5G 도입 속도는 놀라울 정도”라며 “차세대 5G 서비스를 도입하면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등이 본격적으로 상용화해 전반적인 산업 경제 지형을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스마트공장 도입이 제조업을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에서는 정치적인 환경(최저임금제와 근로시간단축 도입)과 맞물려 변화의 폭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LTE 도입 때와 비교해서 설명하기도 했다. LTE 도입으로 우버 아마존 페이스북 등 디지털 경제가 탄생했다. 이런 혁신이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스마트공장 등에서 폭발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자율주행 칩셋 시장 선점 나서

올해 CES에선 자율주행이 주요 화두다. “스마트폰 다음으로 범용화할 스마트기기는 자동차”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세계 1위 모바일 칩셋업체인 퀄컴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몬 사장은 전날 ‘CES 2020’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자율주행차용 칩 ‘스냅드래곤 라이드’를 발표했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한국 완성차업체 현대·기아자동차, 전장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LG전자가 협력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새로운 시장에서도 퀄컴은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아몬 사장은 강조했다. 배터리를 쓰는 스마트폰용 모바일 칩셋을 개발하며 축적한 배터리, 발열 관리 노하우를 최고 경쟁력으로 꼽았다.

아몬 사장은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모바일 분야와 같은 성장 전략을 세웠다”고 했다. “최고 성능의 제품을 만들되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짜리 자동차부터 2만달러(약 2300만원)짜리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쓸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그것이다. 퀄컴은 중저가부터 고가 스마트폰까지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모바일 칩셋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