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기업 큐리언트가 개발 중인 다제내성 결핵 신약 ‘텔라세벡’이 주목받고 있다. 부작용이 심한 주사제 사용을 줄이고 경구용 신약 사용을 장려하는 내용의 세계보건기구(WHO) 다제내성 결핵 치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안전성과 약효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다제내성 결핵 신약 '텔라세벡'이 주목받는 까닭은…
큐리언트는 2017년 12월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은 지 2년 만인 지난해 12월 임상 2a상을 마쳤다. 큐리언트는 폐결핵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텔라세벡을 반복 투여해 약효, 안전성 등을 확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임상 결과를 임상 2b상을 개발하는 데 근거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5년 텔라세벡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임상 2b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조건부 판매허가를 받을 수 있다.

다제내성 결핵은 세계적으로 매년 56만 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결핵 진단을 받은 환자가 진단 후 3~4종의 치료제를 최소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하지 않고 중간에 투약을 중단하면 다제내성 결핵에 걸릴 위험이 있다. 치사율은 30~50%에 이른다. 환자가 많은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세 곳을 합친 시장 규모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텔라세벡은 2015년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과제로 선정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다. 2017년에는 유럽연합(EU) 산하 임상개발지원기구(EDCTP)로부터 5년간 136억원을 지원받는 과제로 선정됐다.

경구용 합성의약품인 텔라세벡은 결핵균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물질인 ‘시토크롬 bc1 복합체’를 저해해 결핵균의 성장을 억제한다. 이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기전의 약물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결핵균 사멸 효과가 뛰어나 기존 치료제로 18~24개월이 걸리는 치료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 기능을 저하시키는 감염 후 염증 반응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점도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현재 출시된 다제내성 결핵 치료제로 얀센의 서튜러와 오츠카의 델티바가 있지만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