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고혈압 약 '아모잘탄'…국산약 최초로 국내 年매출 1000억
한미약품의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패밀리’(사진)가 출시 10년 만에 국내에서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의약품 중 최초다. 보령제약의 ‘카나브’와 함께 고혈압약 시장에서 국산 의약품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모잘탄은 개량신약으로 허가받은 국내 최초 복합신약이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CCB 계열의 암로디핀 성분과 ARB 계열의 로잘탄을 합친 제품으로, 2009년 출시 첫해에 1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아모잘탄에 한 가지 성분을 더한 3제 복합 신약 ‘아모잘탄큐’와 ‘아모잘탄플러스’ 3종으로 아모잘탄 패밀리 제품군을 갖췄다. 지난 10년간 아모잘탄 패밀리의 누적 매출은 약 7334억원, 처방된 알약 수는 8억5101만 정에 이른다. 누적 복용 환자 수는 110만 명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 전문의약품 상위 10개 제품에도 이름을 올렸다.

업계는 아모잘탄의 성공 비결로 제제기술, 복용 편의성, 초기 환자 공략 등을 꼽고 있다. 아모잘탄은 국내 최고의 의약품 제제기술 연구자 중 한 명인 우종수 한미약품 사장이 개발을 주도했다.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45개국에서 특허를 획득했고 SCI급 저널을 포함한 국제학술지에 11개의 임상논문을 등재하면서 제품력을 인정받았다.

용량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출시한 것도 주효했다. 한미약품은 용량이 정해져 있는 복합제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12가지 조합의 제품을 출시했다. 국내 최초로 2기 고혈압 초기 환자에게 효능을 입증하면서 차별화했다.

아모잘탄은 ‘코자XQ’라는 브랜드로 다국적 제약사 MSD를 통해 전 세계 약 50개 국가에 진출했다. 국내사가 개발한 의약품을 다국적 제약사가 재판매한 최초 사례다. 3제 복합제인 아모잘탄플러스와 아모잘탄큐는 국내 최초로 중남미 시장에도 진출했다. 멕시코 제약기업인 실라네스와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시판 허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중남미 시장뿐만 아니라 중국 진출을 위한 아모잘탄의 임상 2·3상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아모잘탄의 수출 확대를 위해 새로운 용량의 임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 사장은 “아모잘탄이 출시 10주년을 맞아 한국 제약산업의 복합신약 개발 역사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며 “아모잘탄 패밀리가 10년, 20년을 넘어 한미약품의 대표 제품으로 의료진의 사랑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