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최대 게임시장 中수출길 뚫릴까…'한한령 해제' 기대감
게임업계가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길이 다시 뚫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내년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해제될 경우 한국산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유통허가권)도 발급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식 방한이 확정적 단계이며, 리커창 중국 총리 또한 내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서열 1·2위의 방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한한령 해제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논란 이후 중국은 한국 드라마나 게임 등에 대한 자국 내 수출을 금지하는 한류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국내 게임사는 2017년 3월 이후 뚜렷한 이유 없이 중국의 외자 판호를 발급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일본·미국·영국 등의 게임에 대해선 외자 판호를 발급했지만 국내 게임에는 단 한 건도 발급하지 않았다. 업계는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막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게임업계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의 주요 수출 대상국은 중화권으로 46.5%를 차지했다. 중국 정부의 판호 발급 중단으로 인해 중화권 수출이 전년 대비 14.0%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지난 10월 국내 게임업체 액션스퀘어의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삼국블레이드'가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중국의 판호를 발급받았다는 설에 주가가 상한가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 판호 발급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며 해프닝에 그쳤다.

현재 중국 판호 발급을 대기 중인 국내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이다.

국내 게임의 중국 진출이 막힌 데 반해 중국 게임은 한국 시장에서 활개를 치는 대조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리니지2M' 출시 이후 국내 게임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중국산 게임들은 다시 국내 게임 시장 순위를 잠식하고 있다. 모바일 앱 순위 분석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중국산 게임으로 분류되는 '기적의 검', '라이즈 오브 킹덤즈', '뇌명천하'가 게임 종합순위 1·3·6위에 이름을 올렸다.

때문에 판호 문제 해결에 대한 정부의 적극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한국게임학회는 최근 국산 게임의 중국 외자 판호 미발급 문제에 대한 외교부의 견해와 대책을 묻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한국게임학회 관계자는 "시진핑 주석 방한과 한중 정상회담에서 또다시 게임이 외교 현안에서 소외될 수 있는 상황을 심각히 우려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판호 문제에 대한 어떤 인식과 대안을 갖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외자 판호 재발급 여부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지만 내년 있을 한·중정상회담 이후 외자 판호 발급 관련 언급도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