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망 사용료 부담 줄이는 방향으로 '상호접속제도' 개선

접속료 무정산 구간 신설
콘텐츠 제공업체 협상력 높아져
대형 통신사 "투자 회수 어려워"
네이버, 카카오, 왓챠 등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사용료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인터넷망 상호접속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망 사용계약 과정에서 국내 CP의 협상력을 높여 사용료 부담을 낮추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김남철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 통신사) 사이의 CP 유치 경쟁을 활성화하고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는 콘텐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5세대 VR·AR 콘텐츠 혁신 길 열린다

망 사용료 무정산 구간 신설

네이버, 왓챠 등 CP는 콘텐츠를 제작해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이들은 KT 등 ISP가 깐 통신망을 이용해 서비스한다. ISP가 고속도로를 건설하면 CP는 그 도로를 이용해 사업을 하는 셈이다. 망 사용료는 CP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대가로 ISP에 지급한다. 매년 네이버는 700억원, 카카오는 300억원의 망 사용료를 국내 ISP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ISP들은 서로 망을 연동해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그 대가로 접속료가 오간다. 2016년 이전까지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SP들이 접속료를 정산하지 않았다. 4세대(4G) 이동통신 서비스 도입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자 정산 필요성이 생겼다. 과기정통부는 2016년 상호접속고시를 개정했다. 트래픽을 보내는 사업자가 받는 사업자에게 접속료를 지급하도록 했다.

국내 CP들은 바뀐 제도가 부당하다고 비판해왔다. ISP가 CP를 많이 유치할수록 트래픽을 더 많이 보내기 때문에 접속료 부담이 커졌다. CP의 망 사용료도 높아졌다. 중소 CP를 대표하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는 “국내 중소 CP가 체결한 13건의 망 사용계약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망 사용료는 미국에 비해 여섯 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망 사용료가 비싸 중소 CP가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는 등 경쟁력을 높일 수 없는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CP 환영 vs 통신사 난색

정부는 이번 상호접속제도 개선안을 통해 ISP가 발생시키는 트래픽이 다른 ISP 트래픽의 1.8배를 초과하지 않으면 서로 접속료를 주고받지 않도록 했다. 접속료 무정산 구간을 신설한 것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특정 ISP의 트래픽 발생 정도가 다른 ISP 트래픽의 1.5배를 넘은 사례는 없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ISP가 접속료 부담 없이 CP와 계약할 수 있게 돼 CP 유치 경쟁이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접속료율도 인하했다. 중소 ISP가 KT 등 주요 ISP에 내는 접속통신료율을 연간 최대 30% 낮췄다. 중소 ISP의 경쟁력을 높여 CP의 ISP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한 방안이다. CP와 ISP 간 정보 비대칭성을 줄이기 위해 대형 통신사 간의 망 사용료 추이 등을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주요 ISP인 통신사들은 과기정통부의 발표에 난색을 표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해외 CP로부터 망 사용료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개정안으로 망 투자비용을 회수하기가 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CP들은 이번 방안을 환영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성명을 통해 “과기정통부의 개선방안은 망 비용 상승의 구조적 원인을 일부 개혁하고 투명성을 제고했다”고 평가했다.

최한종/김주완/홍윤정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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