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 연말 이동통신업계의 5세대 이동통신(5G) 보조금 경쟁이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주말 LG유플러스SK텔레콤은 주요 스마트폰 공시지원금을 기존의 절반 수준까지 내렸다. 막대한 보조금이 실린 '공짜폰'이 자취를 감추면서 휴대폰 교체 수요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17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13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시리즈(노트10·노트10플러스), LG전자 LG V50S 씽큐에 실었던 공시지원금을 16만7000~33만원에서 8만3000~18만8000원 수준으로 절반가량 하향했다.

기존에는 월 9만~11만원대의 고가 5G 요금제 가입 고객에는 일괄 33만원을 지원했지만, 13일부터는 지원금을 16만5000~18만8000원으로 차등 책정했다.

SK텔레콤은 이튿날인 14일 LG유플러스와 같은 4개 모델 공시지원금을 깎았다. 요금제별로 20만4000~32만원이던 지원금은 10만~17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SK텔레콤도 기존에는 월 8만원대와 12만원대 요금제 이용 고객에 32만원을 지원했지만 14일부터는 각 요금제에 따라 15만원, 17만원으로 지원금에 차이를 뒀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은 이통사가 공시한 단말기 지원금을 최소 7일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소 한 주간 이 지원금이 고정된다. 두 회사는 시장 상황과 영업전략에 따라 공시지원금을 수시로 변경할 뿐, 지원금 하향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집단매장의 모습(사진=한경닷컴)
휴대폰 집단매장의 모습(사진=한경닷컴)
공짜폰에 페이백(현금을 되돌려주는 행위)이 성행했던 상반기와 판이한 연말 시장 분위기에 휴대전화 교체 소비심리도 얼어붙었다.

서울 을지로 소재 스마트폰 판매점은 "공시지원금이 축소된 것은 대리점·판매점이 지급하는 보조금도 줄었다는 의미다. 지난 10월까지도 공짜폰이 나왔는데 이제는 없다고 봐야 한다"며 "휴대폰을 바꾸러 왔다가 상담만 하고 돌아가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통사들이 주요 5G 스마트폰 지원금을 잇달아 내린 데는 더 이상 출혈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통3사가 5G 가입자 목표를 조기 달성한 만큼 무리하게 경쟁을 이어갈 이유가 없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약 433만명.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연내 누적 가입자 200만명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성적으로 연내 500만명 돌파가 유력시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5G 가입자 수가 업계 예상을 뒤엎고 빠른 속도로 늘었다. 굳이 추가 비용을 투입해 무리한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며 "최근 연말 보조금 경쟁이 주춤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