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영 닛픽 대표 인터뷰

각종 후기 모으는 앱 '불편함' 운영
고시생 때 경험 바탕으로 창업 결심
김준영 닉핏 대표

김준영 닉핏 대표

블로그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맛집'이 넘쳐난다. 실제로는 후기를 가장한 광고 글이거나 특정 제품을 후원받아 작성한 '편파 후기'들도 적지 않다.

이걸 뒤집어보면 어떨까. 김준영 닛픽 대표(29·사진)는 불만도 솔직하게 털어놓는 '진짜 후기'를 모으면 정보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내놓은 애플리케이션(앱) 이름부터 노골적이다. '불편함'. 불편했던 후기를 모으는 앱이다. 앱에 후기를 올리면 보상(리워드)도 제공해 작년 11월 창업 후 1년 만에 이용자 8만명을 모았다.

"불편의 가치를 측정해 리워드를 준다는 아이디어가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재미있게 다가간 것 같아요."

닛픽은 소비자가 남긴 불편한 후기들을 재가공·판매하는 데이터 에이전시다. 불편함을 당장 겉으로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한국인들의 요구를 공략한 게 먹혔다.

앱에는 온갖 불편했던 경험들이 올라온다. 식당, 카페 등에서 먹었던 음식에 대한 불만부터 전자제품을 사용하면서 겪은 불편함, 공공기관 등에서 겪었던 아쉬운 점에 대한 민원성 후기까지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다.

불편한 소감을 남긴 이용자들은 100~150원의 포인트를 받는다. 받은 포인트로는 기프티콘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닛픽은 이렇게 모인 후기들을 산업·브랜드·기업별 데이터로 가공해 원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판매한다. 김 대표는 "드러나지 않는 소비자들의 불편함에 대해 기업은 항상 목말라한다. 정부나 공공기관도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니즈가 있다"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노량진 학원가에서 행정고시를 준비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닛픽을 창업했다. 고시생 시절 김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에 "메뉴가 별로더라" "아르바이트가 불친절했다" "식당이 비위생적이었다" 등 주로 부정적 정보들이 공유돼 관심을 얻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저희끼리 비공개로 운영하던 커뮤니티였는데, 한 밥집 사장님이 자기 가게 이야기도 나오느냐고 물어보셨어요. 솔직하게 알려드렸더니 도리어 사장님이 고마워하시더군요. '뒷담화' 식으로 남긴 부정적 데이터도 정확하게 전달되면 긍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단 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앱 '불편함' 모습

앱 '불편함' 모습

김 대표는 하루 2000건, 한 달 6만~7만건씩 모이는 이용자들 의견을 단순한 불편이 아닌 신뢰도 있는 정보로 가공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이용자 동의 하에 음식점, 카페 등의 GPS 정보를 수집하거나 영수증을 첨부하는 식으로 바꿀 예정이다.

"불편의 '신뢰도'가 높은 정보에 대해서는 이용자들에게 더 높은 금액을 주고 사올 생각입니다. 기술적으로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저희가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가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기업들에 어필하려 해요."

기업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내년부터는 기업들 피드백을 반영해 소비자들이 기업에 어떤 개선책을 바라는지를 데이터화한 솔루션도 제공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소셜 벤처'로서 단순히 이익만 좇지 않고 이용자들이 느낀 불편함을 전달해 긍정적으로 사회를 바꿔나가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각자 느낀 불편을 털어놓아 세상을 좀 더 편리하게 만드는 게 저희의 사명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불편을 모아서 기업은 서비스를 보완하고, 소비자도 보다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죠. 궁극적으로 이용자들이 능동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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