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관계자가 싱가포르 프레이저타워에 있는 ‘아시아 체험센터’에서 농업에 MS의 클라우드,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팜피츠’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마이크로소프트(MS) 관계자가 싱가포르 프레이저타워에 있는 ‘아시아 체험센터’에서 농업에 MS의 클라우드,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팜피츠’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이 건물에서는 출입카드가 필요 없습니다. 얼굴 자체가 신분증입니다.”

벤 첸 마이크로소프트(MS) 아시아태평양지역 매니저가 싱가포르 프레이저타워에 있는 ‘아시아 체험센터’ 입구에 섰다. 기자가 섰을 때 꿈쩍 않던 출입문이 첸 매니저 앞에선 활짝 열렸다.

MS가 아시아태평양 본부에 설치한 ‘아시아 체험센터’를 방문했다. ‘업무 환경의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곳이다. MS가 클라우드서비스 ‘애저’와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해 농업, 상업, 제조 등 다양한 분야를 어떻게 바꿔나가는지 경험할 수 있다.

○0.01초의 승부, IoT 센서로 잡는다

얼굴 자체가 출입증…클라우드·머신러닝이 바꾸는 미래 '한눈에'
체험센터 입구를 지나자 세계적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1(F1) 경기에 쓰이는 레이싱카를 축소한 모형과 대형 화면(사진 위)이 보였다. 자동차 모형에 태블릿을 가까이 대자 화면 곳곳에 센서 위치를 보여주는 빨간 표시등이 떴다. 이 모형은 수백 여 개 사물인터넷(IoT)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르노 스포츠 포뮬러원 팀은 MS 애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기온 등 주변환경, 타이어 정보 등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한다. 데이터를 분석해 각 상황에서 낼 수 있는 속도를 계산한다. 분석 후 결과를 내는 데 불과 3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MS 관계자는 “0.01초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는 F1에서는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발생 가능한 변수를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르노가 MS와 손잡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는 F1 경기에만 활용하지 않는다. 르노가 판매하는 다른 제품 개발에도 적용한다.

○클라우드와 AI로 실현한 스마트 농업

농업 분야에서도 현장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핵심 기술로 애저를 활용한다. MS 관계자가 단자 박스를 열자 농지 곳곳에 설치돼 있는 센서가 한눈에 들어왔다. 센서들은 실시간으로 토양 내 수분, PH 농도, 날씨 변화 등을 감지한다. 애저를 통해 즉각적으로 전달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처방이 내려진다. 이 같은 ‘팜피츠’ 기술은 대단위 농장에서 최고의 농업 환경을 구축하는 장치다. 미국 브라질 인도 등 대규모 농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리테일 현장에서는 이용자의 효율적인 쇼핑을 돕는다. 옷을 입어볼 수 있는 피팅룸 내에 AI 센서가 달린 스마트 미러가 있다. 옷을 입어본 뒤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바꾸고 싶은 사이즈, 색상 등을 입력하면 직원이 즉시 가져다준다. 그 자리에서 바로 살 수도 있다. 이용자는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고, 기업은 이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로 맞춤형 마케팅을 할 수 있다.

MS 관계자는 “이미 아시아 주요 패션 기업이 스마트 미러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진품 확인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도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애저, 머신러닝 기술이 이미 생활을 바꿔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