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코리아는 4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코리아 엣지 AI 포럼'을 열고 인텔의 차세대 AI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이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인텔코리아 제공.
인텔코리아는 4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코리아 엣지 AI 포럼'을 열고 인텔의 차세대 AI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이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인텔코리아 제공.
LG전자는 지난 9월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가전전시회(IFA) 2019에서 의류 가상피팅 솔루션 '씽큐핏'을 공개했다. 소비자가 3D 카메라 앞에 서 사진 한 장만 찍으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기기가 신체 사이즈를 측정해 맞춤 패션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의류업체와 매장에 이 기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LG전자가 개발 중인 이 3D 카메라는 인텔의 3D 카메라 '리얼센스' D4 칩을 기반으로 한다.

한화테크윈은 CCTV(폐쇄회로TV)에 딥러닝 방식 영상처리기술을 적용한 카메라를 개발 중이다. 이 카메라는 사물 인식이 가능하도록 AI를 적용해 이상 행동을 찾아낼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예컨대 엘리베이터 안에 탄 사람이 갑자기 주저앉거나 급격한 행동 변화를 일으킬 경우 보안 요원에게 자동 호출이 간다. 한화테크윈의 이 카메라에도 인텔의 'SoC'와 '모비디우스' 등 반도체 칩이 사용된다.

인텔이 국내에서 기업들과 협업하며 '엣지 AI' 시장을 키워나가는 사례들이다.

인텔코리아는 4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코리아 엣지 AI 포럼'을 열고 차세대 AI 비전과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사진)은 "국내 기업들이 인텔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AI 솔루션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인텔의 엣지 AI 전략"이라며 "기업들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엣지 AI는 클라우드처럼 중앙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의 끝자리(엣지)에 있는 단말기에서 연산을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데이터 양이 폭증해 모든 데이터를 중앙시스템에서 처리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데 착안했다. 최근 엣지 AI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가장 주목해야 할 미래기술' 중 하나로 엣지 AI를 꼽기도 했다.

권 사장은 이날 인텔이 주목하는 8가지 산업을 △스마트시티 △금융서비스 △인더스트리얼 △게이밍 △교통 △홈·리테일 △로봇 △드론으로 제시했다. 권 사장은 "인텔은 엣지 단계에서의 AI 활용성에 특화된 제품을 기업들에 지원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3세대 비전처리장치(VPU)도 공개했다.

권 사장은 "3세대 모비디우스 VPU는 앞 세대 칩과 동일한 전력으로 10배 수준의 추론 성능을 제공한다"며 "드론이나 네트워크비디오레코더(NVR) 등 여러 영역에 쓰일 것이라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엣지 AI 솔루션은 기술로 어떻게 새로운 활용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인텔 전략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협력'이다. 국내 파트너사들과 생태계를 만들고 협력해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활용 사례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PC용 중앙처리장치(CPU) 하나로 전세계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던 인텔은 2013년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전 최고경영자(CEO)가 부임하면서 AI, 자율주행차 등 AI 반도체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2015년 사물인터넷(IoT)·자동차 반도체 기업 알테라를 18조6600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AI 기업 네르바, AI 반도체 기술 기업 모비디우스를 잇따라 인수한 바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