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의 생명은 온도에 달려…AWS 블록체인으로 품질 관리"
“수제맥주의 생명은 ‘온도’예요. 섭씨 5~6도 사이의 적당한 냉장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상온에서 방치하면 변질돼 버립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2일(현지시간) 열린 ‘AWS 리인벤트(re:Invent) 2019’ 행사에 참가한 박정진 카브루 대표(사진)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블록체인 서비스로 수제맥주 품질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카브루는 2015년 진주햄에 인수된 국내 1세대 수제맥주 업체다.

카브루는 ‘AWS 매니지드 블록체인’ 서비스를 기반으로 공급망관리시스템(SCM)을 구축해 온도에 예민한 수제맥주를 관리할 예정이다. 수제맥주는 적당한 온도로 보관하지 않으면 맛이 변질된다.

지금까지 온도에 따른 카브루 맥주 불량률은 전체 생산량의 1.5% 수준이다. 블록체인으로 생산부터 유통까지 단계별로 온도를 실시간 추적하며 불량률을 10분의 1가량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변질 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공장과 배송업체, 소매점 등 이해관계자들이 블록을 수정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바로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경기 가평에 짓는 새로운 브루어리(맥주공장)는 2021년부터 가동돼 블록체인 기술에 최적화된 브루어리가 될 것”이라며 “사물인터넷(IoT) 등을 결합해 향후 수요예측까지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브루는 이번 리인벤트 행사 동안 ‘블록체인 펍’ 부스를 운영하면서 블록체인 적용 사례를 공유한다.

카브루는 2000년 설립됐다. 진주햄은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개화할 것을 예상해 카브루를 인수했다. 박 대표는 진주햄 대표도 함께 맡고 있다. 카브루는 2개의 브루어리에서 연간 5600만t의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인구 64만 명에게 1인당 26잔씩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생산하고 있는 맥주 종류는 13가지에 이른다. 카브루의 수제맥주는 케그(keg)에 담겨 국내 1300개 이상 매장에 공급되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633억원으로 연평균 40%가량 성장하고 있다. 박 대표는 “카브루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15%를 차지하고 있다”며 “향후 이를 30%까지 높여 수제맥주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