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당시 기준으론 발견 불가능
대체약 무상제공 비용 부담 못해
지난해 암 유발물질이 검출된 고혈압 약과 관련해 국내 제약회사들이 “손해를 배상할 수 없다”는 소송을 정부에 제기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 등 국내 제약사 36곳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건보공단은 지난 10월 제약사 69곳을 대상으로 20억여원의 구상금을 낼 것을 요구했다. 발암물질이 검출된 고혈압 치료제 성분 발사르탄을 복용하던 환자들에게 다른 약으로 무상 교체해주면서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이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6개 제약사가 4억여원의 구상금을 내 납부율은 20%에 그쳤다.

제약사들은 발사르탄에서 암유발물질이 검출될 수 있다는 것을 정부와 제약사도 인지하지 못했고 당시 제조시험법과 생산 기준으로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조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제약사의 잘못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는 최근 위장약 라니티딘과 니자티딘에서도 암유발물질이 검출돼 손해배상 책임을 둘러싸고 제약사와 정부 간 갈등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사례가 계속 나올 경우 제약사가 모든 손실을 감당할 수는 없다”며 “제품 회수와 폐기, 재처방 비용의 책임 소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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