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대표 복귀한
제넥신 창업자 성영철 회장

"개량신약보다 혁신신약에 집중
조직쇄신 통해 개발속도 높일 것"
“대표직에서 물러난 2015년 이후 제넥신(57,400 +1.59%)이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눈에 띄는 성공스토리가 없어 주주들이 실망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가장 잘 아는 제가 리더십을 발휘해 2020년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겠습니다.”

성영철 제넥신 회장(사진)이 지난달 28일 4년 만에 대표이사로 전격 복귀했다. 그는 2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그 배경과 계획을 밝혔다. 포스텍 교수이기도 한 성 회장은 1999년 제넥신을 설립했다. 2015년 대표직을 내려놓고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연구개발(R&D)을 총괄해왔다.
성영철 제넥신 회장이 신약 후보물질 개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성영철 제넥신 회장이 신약 후보물질 개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개발 가속화와 소통 강화할 것”

제넥신 이사회는 지난달 21일 성 회장에게 대표 복귀를 공식 요청했다. 그는 8일간 고민한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신약 개발 속도가 전반적으로 기대에 많이 못 미친다는 게 이사회의 판단이었다”며 “기존 체제로 계속 가기보다 쇄신을 통해 실질적 성과를 빨리 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회사가 최근 4년간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기반을 갖췄다고 진단했다. 그는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 합작회사를 세웠고 지난해 25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는 등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할 준비를 해왔다”고 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성 회장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한 방’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제품 사업화까지 직접 회사를 끌고 가겠다고 밝혔다.

소통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 제품 개발 일정이 계획보다 늦어져도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시장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했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할 계획이다. 성 회장은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게 경영진을 대폭 줄이고 임원이 될 자질이 있는 사람을 팀장에 배치해 모든 임직원이 하나처럼 움직이는 조직을 꾸리겠다”고 했다.

“내년 혁신신약 결실 볼 것”

성 회장은 개량신약보다 혁신신약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상업화를 서두르는 약물은 면역항암제 하이루킨7과 자궁경부암 DNA백신 GX-188다. 그는 “회사 자원의 40%를 하이루킨7에, 25%를 GX-188에, 나머지를 지속형 성장호르몬 같은 바이오베터와 다른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에 투입한다”며 “내년에는 판매허가 같은 결실을 볼 것”이라고 했다.

하이루킨7은 면역세포인 T세포 수를 크게 증가시키고 활성도를 높인다. 국내에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 임상 1b/2상을 하고 있다. 내년에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의대 연구진과 함께 CAR-T 치료제와 하이루킨7을 병용하는 임상도 추진 중이다. 그는 “CAR-T 치료제를 제조하려면 암환자에게서 T세포를 추출해야 하는데 일부 환자는 T세포 수가 매우 적어 치료제를 만들 수 없다”며 “하이루킨7을 적용하면 CAR-T 치료제를 맞지 못했던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제넥신에서 분사한 네오이뮨텍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승인 신청을 한 상태다. 성 회장은 “수개월이면 T세포 수가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희귀의약품에 지정되면 이른 시일 내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넥신은 이탈리아 바이오기업으로부터 CAR-T 치료제 후보물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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