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코프리 내년 2분기 美출시…현지 판매망 구축"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를 계기로 연간 30억달러가 넘는 미국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사진)는 26일 서울 서린동 SK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2분기 출시를 목표로 판매·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FDA 승인을 받은 세노바메이트는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 발작 치료제다. 기존에 FDA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과 달리 후보물질 발굴, 임상시험, 허가 승인 등 신약 개발의 모든 단계를 독자 수행한 첫 국산 신약으로 기록됐다. FDA 승인 이후 90일간의 마약단속국(DEA) 심사를 거쳐 시장에 나온다. SK바이오팜은 출시 시기를 2020년 5월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과 판매는 SK바이오팜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맡는다.

조 대표는 “유통망을 갖춘 글로벌 제약사에 판매를 의뢰하면 제반 비용을 뺀 나머지를 절반으로 나누게 돼 이익이 크지 않다”며 “엑스코프리는 2007년 임상시험과 판매를 직접 하기로 결정하고 추진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판매하는 제약회사도 전국 단위 판매 조직이 100~150명 규모”라며 “이미 12명의 권역별 마케팅 책임자를 선발했고 영업사원 110명도 채용 완료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뇌전증 치료제는 사회적 비용 절감에도 공헌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뇌전증 환자는 경련으로 인해 일반인보다 사고를 당할 위험이 높고, 돌연사 위험은 27배가 높다. 뇌전증 환자를 바로 치료하지 못하면 검사 비용과 약제비가 지속적으로 늘어 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판매를 유럽, 아시아 등으로 확대하고 항암제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18년간의 개발 끝에 성공한 엑스코프리를 두고 “FDA 승인까지 하루도 힘들지 않은 날이 없었다”며 “2000년대 초반부터 그룹 중장기 사업으로 정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오랜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성과였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