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바이오젠과 3억7000만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하고 있는 안과질환 치료제 2종의 유럽 판매는 바이오젠이 맡는다. 베네팔리, 플릭사비, 임랄디 등 3종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판매 계약 연장도 포함됐다. 바이오젠이 유럽에서 판매 중인 이들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는 2026~2028년 계약이 종료되지만 양측은 조기 연장하기로 했다. 계약 기간은 5년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계약으로 1억달러의 선수금을 받는다. 이후 신규 제품의 임상 진행, 허가 획득, 제품 출시에 따른 마일스톤 등으로 2억7000만달러를 추가로 수령한다. 제품 판매에 따른 매출은 양사가 일정한 비율로 배분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연구개발(R&D)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약이 아닌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에 계약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3년 바이오젠과 처음 계약할 당시보다 계약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기존 제품의 판매 성과 등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 중인 안과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는 ‘SB11’(성분명 라비니주맙)과 ‘SB15’(성분명 애플리버셉트)다. 이들의 오리지널 제품인 루센티스와 아일리아는 연매출이 각각 4조4000억원, 7조8000억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황반변성 등 망막질환 치료제다. SB11은 이달 임상 3상 시험을 마칠 예정이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SB15는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젠은 SB11과 SB15를 유럽 미국 일본 호주 등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은 지금처럼 유럽에서만 판매한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