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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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 시세가 하루만에 15%넘게 급등하며 1000만원 대를 다시 넘겼다.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전일인 25일 860만원대까지 하락했던 비트코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록체인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늘 자정부터 급등을 시작해 현재 1000만원대를 유지 중이다.

중국 국영 매체인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정치국은 지난 24일 블록체인 기술개발 현황과 동향에 관한 18차 집단 연구회를 열었다.

이날 시 주석은 연구회를 주재하며 “블록 체인 기술의 적용이 디지털 금융, 사물 인터넷, 지능형 제조, 공급망 관리, 디지털 자산 거래 및 기타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시 주석은 “현재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블록 체인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블록 체인 분야에서 훌륭한 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블록 체인 기술 개발과 산업 혁신을 가속화하고 블록 체인 개발과 경제 및 사회 통합을 적극적으로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에 업계는 기대감을 높이는 모양새다. 세계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이자 중국계 대표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창펑 자오 CEO(최고경영자)는 “오늘 중국의 수장인 시 주석이 강력한 지원 정책을 선언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지난달 오픈한 비트코인 선물거래소 백트(Bakkt)도 이날 사상 최고 거래량을 기록하는 등 한동안 침체됐던 암호화폐 시장이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시 주석의 발언이 있기 며칠 전인 지난 22일 인터넷 규제 감독기관인 사이버공간관리국은 중국 내 블록체인 서비스 업체 309곳에 정식으로 영업 허가를 내줬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사이버공간관리국에 새롭게 블록체인 서비스 등록 업체로 선발된 업체 명단에는 암호화폐 지갑 및 퍼블릭 체인 개발사나 채굴풀에 참여하는 기업들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 주석의 발언이나 중국의 블록체인 산업 육성 가속화가 완전한 암호화폐 산업 육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여전히 민간 차원의 암호화폐 거래나 채굴 등에는 규제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민간 차원의 육성보다는 중앙은행 차원에서의 디지털 인민폐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며 “시 주석의 발언이나 중국의 블록체인 산업 육성 정책을 암호화폐 산업 육성 정책으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달 열린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 기념 행사에서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을 준비하는 것은 맞지만 발행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본원통화의 일부분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지 위완화를 완전히 대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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