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이폰 출시일인 25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의 애플스토어 앞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사진=한경닷컴)
신형 아이폰 출시일인 25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의 애플스토어 앞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사진=한경닷컴)
애플의 신작 아이폰11이 한국에 상륙했다. 지난해 200명가량 운집했던 애플스토어 밤샘 대기 행렬은 절반으로 줄었다.

다만 별다른 혁신이 보이지 않고 디자인도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아이폰 유저들의 애정은 여전했다.

신형 아이폰 출시일인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애플스토어 앞에는 오전 7시 기준 80여명이 일렬로 줄 서 매장이 열리길 기다렸다. 애플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신형 아이폰과 애플워치 등을 개통했다.

지난해 아이폰XS 출시 당일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작년에는 오전 7시 기준 200여명이 고객이 애플스토어 앞에서 장사진을 이뤘다. 애플 측은 밤샘 대기자 수가 줄어든 데 대해 "지난해보다 사전 예약을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밤샘 대기자는 올해도 있었다. 아이폰11 1호 개통 고객인 송영준 군(18)은 전날 오후 5시 애플스토어를 찾았다. 전북 완주 소재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서울을 찾았다. 패딩으로 새벽녘 차가운 바람을 버틴 끝에 국내에서 가장 먼저 아이폰11 프로 256기가바이트(GB) 실버를 손에 쥐었다.
아이폰11 1호 개통 고객인 송영준(18) 군(오른쪽)은 전날 오후 5시 애플스토어를 찾았다. (사진=한경닷컴)
아이폰11 1호 개통 고객인 송영준(18) 군(오른쪽)은 전날 오후 5시 애플스토어를 찾았다. (사진=한경닷컴)
송 군은 "최대한 빨리 써보고 싶은 마음에 일찍 와 줄 섰다. 1호 고객이 될 줄은 몰랐다"며 "아이폰을 사려고 돈을 모아왔다"고 말했다. 송 군과 함께 줄을 선 동생은 신형 애플워치를 처음으로 구입했다.

80명가량 늘어선 대기줄에는 송군과 같은 10대 청소년들이 눈에 띄었다. 공유찬 군(15)도 이날 오전 7시경 이곳에 도착했다.

공 군은 "쓰고 있던 아이폰7이 고장 나 아이폰11 프로를 사러 왔다. 11시 온라인 구매예약 픽업을 신청했지만 제품을 먼저 보고 싶어 일찍 왔다"며 "반 친구들 20명 중 7명이 아이폰을 쓴다"고 귀띔했다.

이른바 '인덕션 에디션'이라 불리는 카메라 후면 디자인에 대해서도 "처음엔 좀 이상해 보였지만 계속 보니 괜찮은 것 같다. 후면 디자인보다 전면 노치 디자인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형 아이폰11 시리즈 사전예약은 전작과 비슷한 수준이다. 인덕션 에디션 디자인, 혁신이 부재하다는 혹평 속에도 선전한 셈이다.
신형 아이폰11의 모습(사진=한경닷컴)
신형 아이폰11의 모습(사진=한경닷컴)
하반기 국내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 유일하게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출시돼 LTE족 수요를 흡수했다는 평가도 따른다. 5G(5세대 이동통신) 전국망 구축이 더딘 데다 비싼 요금제 탓에 5G 스마트폰 구입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아이폰 수요를 받쳐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영상, 사진에 특화된 카메라도 강점으로 꼽힌다. 아이폰11 프로와 아이폰11 프로맥스는 프로급 카메라 경험을 선사하는 울트라 와이드, 와이드, 망원 카메라까지 세 개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이날 아이폰11 프로 512GB를 구입한 홍성진 씨(23)는 "인터넷 게임방송을 진행하는 형을 위해 동영상 촬영에 특화된 프로 버전을 구입했다"며 "200만원대에 달하는 가격이 비싼 느낌이 있지만 요즘 나오는 프리미엄 스마트폰들 가격은 거의 그 정도 하니까"라고 덧붙였다.

아이폰11은 64GB·128GB·256GB 3가지 용량으로 출시됐다. 색상은 퍼플·그린·옐로·블랙·화이트·레드 등 6가지다. 아이폰11 프로와 아이폰11 프로맥스는 64GB·256GB·512GB 등 모델마다 3가지 용량으로 출시됐다. 색상은 골드·스페이스 그레이·실버·미드나이트 그린 등 4가지다. 출고가는 용량에 따라99만~199만1000원이다.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과 취재진이 신형 아이폰11을 살펴보고 있다.(사진=한경닷컴)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과 취재진이 신형 아이폰11을 살펴보고 있다.(사진=한경닷컴)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