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교차판매 금지·홈쇼핑 수수료·알뜰폰 이슈 때문인 듯"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허가 결정을 연기하면서 순탄할 것으로 예상되던 유료방송 업계 인수·합병(M&A)에 차질이 생길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전원회의에서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 심사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유사 건 심의 후 다시 합의키로 했다.

공정위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열릴 전원회의에서 LG유플러스-CJ헬로 기업결합 안건과 SK텔레콤]-티브로드 결합 안건을 함께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공정위가 LG유플러스-CJ헬로 기업결합 심사 결론을 연기한 것이 유료방송 교차판매 금지 조항이 SK텔레콤-티브로드 결합과 차이가 나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10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관련 심사보고서에서 CJ헬로 유통망에서 LG유플러스 인터넷TV(IPTV)를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3개월 내 보고하는 조건을 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1일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 관련 심사보고서에서는 SK텔레콤과 티브로드 상호 교차판매를 3년가량 제한하는 등 더 강력한 조건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져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업계는 교차판매 금지가 합병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고객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SK텔레콤의 항변에도 공정위가 교차판매 금지 조건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LG유플러스와 CJ헬로에 대한 승인 조건도 상호 교차판매 금지로 강화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측이다.

일부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초고속·방송(TPS) 결합 판매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회사의 초고속인터넷 재판매, IPTV 위탁판매까지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 분리 매각과 홈쇼핑 송출 수수료를 놓고도 위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와 2위인 티브로드가 IPTV에 인수된 후 홈쇼핑 송출수수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사용료 관련 결정력이 유료방송 업체에 급격히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 헬로모바일이 가입자 감소세를 보여 혁신과 경쟁을 주도하는 독행기업의 역할이 약화했다는 견해도 나오지만 알뜰폰 최초 LTE(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 반값요금제 출시 등을 통해 독행 기업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헬로모바일이 LG유플러스에 흡수되면 이통사의 알뜰폰 가입자는 1사당 평균 98만2천명으로 늘어나고, 독립계 알뜰폰 업체의 평균 가입자는 13만2천명 수준으로 줄어들어 10년 알뜰폰 활성화 정책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SK텔레콤이 정부 심사 일정 등을 고려해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 기일을 내년 1월 1일에서 3월 1일로 연기한다고 전날 공시해 전반적인 유료방송 M&A가 늦춰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결정이 연기됐지만 2건의 M&A를 불허하기보다는 인수 조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며 "알뜰폰 분리 매각 문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에서도 논란이 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공정위 LGU+·CJ헬로 결합심사 '유보'…유료방송 M&A 차질생기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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