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남성의 고민으로 여겨졌던 탈모는 20~30대는 물론 여성에게도 스트레스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스템모어는 탈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의 환자를 타깃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탈모는 중년의 고민?…20~30대도 빈번히 발생"
성종혁 스템모어 대표(사진)는 최근 인천 송도 연구소에서 “노화의 한 증상인 탈모는 두피를 잘 관리하면 30대에 일어날 일을 40대 이후로 늦출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템모어는 조직 재생 및 질병 치료에 쓰이는 줄기세포를 탈모 치료제로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연세대 약대 교수인 성 대표가 2015년 12월 연세대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창업했다.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은 유전과 호르몬이다. 의학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 복용과 모발 이식술을 고려한다. 남성형 탈모는 호르몬 억제제를 복용하면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여성은 노화, 출산, 스트레스 등으로 원인이 다양해 치료가 쉽지 않다. 탈모 범위와 양이 남성보다 심하지 않아도 심리적인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마지막 수단으로 고려하는 모발 이식은 뒷머리 쪽의 두피를 잘라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가장 확실한 수단이지만 수술 때마다 머리에 상처가 생기고 최대 2~3번까지만 수술할 수 있는 것은 단점이다.

스템모어는 모발 발생과 성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유두(毛乳頭)세포의 배양 증식을 통한 치료제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모유두세포를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은 이미 알려져 있다. 배양을 거듭할수록 세포의 모발 생성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한계로 거론돼왔다. 성 대표는 “모유두세포를 여러 차례 배양하더라도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스템모어의 기술”이라며 “자신의 건강한 세포를 확보한 뒤 이를 배양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임상 단계인 모유두세포 기반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인 ‘SM-DPC’는 내년 임상 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지방줄기세포 기반 탈모 치료제도 스템모어의 파이프라인(후보물질) 중 하나다. 지방줄기세포는 모낭을 구성하는 세포를 자극하고 머리카락이 자랄 수 있도록 돕지만 모낭을 만들어내진 못한다. 이 회사는 지방줄기세포가 모유두세포처럼 모발 생성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 중이다.

스템모어는 최근 신경전달물질과 탈모의 관계를 밝히는 데 힘쓰고 있다. 대표적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멜라토닌은 피부 및 수면 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발모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 대표는 “신경전달물질 중 발모와 관련된 물질을 확인해 특허를 내고 본격적인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신경전달물질 기반 탈모 치료제가 차세대 파이프라인”이라고 설명했다.

학계에서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던 성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탈모 환자들의 고통을 보면서다. 2015년 탈모 치료와 관련한 논문을 발표하자 일반인들의 문의가 쏟아졌다. 평소 학계에서 성과를 낸 좋은 연구들이 상용화로 연결되지 못한 채 사장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성 대표는 파이프라인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고 창업에 도전했다.

스템모어는 모유두세포 기반 치료제를 시작으로 파이프라인의 비임상과 임상을 꾸준히 해 2020년에 1건 이상의 기술이전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상장 목표 시기는 2022년이다. 성 대표는 “이전까지 후보물질 탐색 단계였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은 본격적인 검증 및 실용화를 목표로 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1, 2상까지 한 뒤 제약바이오 대기업에 기술이전해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