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케이파트너스, 전체 투자자금 90%…모바일·바이오·IT 집중
2013년 5월. 엔씨소프트와 블루홀(현재 크래프톤) 출신의 게임 개발자들이 독립해 넷게임즈란 작은 회사를 세웠다. 이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움직인 벤처캐피털(VC)이 컴퍼니케이파트너스다. 창립 직후 14억원을 투자했고 4개월 후 20억원을 추가로 내놨다. 이듬해인 2014년 6월엔 한 번 더 26억원을 베팅했다. 세 차례에 걸쳐 총 60억원을 집어넣었다.

결실은 2015년에 나왔다. 넷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히트’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회사 이름이 업계에 알려졌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재빨리 엑시트(자금 회수)에 나섰다. 2016년 넷게임즈를 인수한 넥슨에 지분을 매각하며 784억원을 회수했다. 원금의 13배를 벌어들인 셈이다.

김학범 대표가 이끄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벤처’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VC다. 투자 결정이 신속해서다. 포트폴리오 색깔도 선명하다. 전체 자금의 90%를 모바일과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쏟아붓는다. 성장잠재력이 상당하지만 투자 위험도 높은 분야다. 직방, 네오펙트, 퍼플즈, 퓨처스트림네트웍스, 아이엠컴퍼니, 바이오네틱스, 카버코리아, 리디북스, 엘엔케이바이오메드 등이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인연을 맺은 대표 기업들로 꼽힌다.

133개 기업에 4521억원을 투자했으며 누적운용자산(AUM)은 4421억원이다. 청산펀드수익률(IRR)은 평균 17.5%로 업계 평균(10.3%)을 웃돈다. 2016년에는 결산 수익금액 기준으로 업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5월에는 코스닥시장에도 상장했다.

이 VC는 의사결정 구조가 남다르다. ‘다수결’이 아니라 ‘전원 합의’ 원칙에 따라 투자를 집행한다. 심사역 전원이 ‘OK’ 사인을 내리지 않으면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회사 관계자는 “심사역 간 상호 신뢰가 깊고, 자유로운 토론 문화가 정착돼 있어 지위가 낮아도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며 “이렇게 하더라도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별다른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