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사 따돌린 고덱스…셀트리온제약 '효자'로
셀트리온제약이 간장약 고덱스(사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웅제약 우루사와의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리며 압도적인 1위로 자리매김했다. 경쟁자가 많지 않은 간장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을 도입해 마케팅에 집중한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고덱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1억3402만 개가 처방됐다. 건강보험 급여로 처방된 의약품 중 네 번째로 많다. 1위는 대웅제약의 위장약 알비스, 2위와 3위는 화이자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정과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정이었다. 한번에 치료하기 어려워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 약이다. 고덱스는 최근 3년간 처방액이 두 배가량으로 급증했다. 건강보험 청구액이 2015년 288억원에서 지난해 520억원으로 늘었다.

회사 측은 고덱스의 성공 비결로 제품력을 꼽는다. 고덱스는 중소제약사 한서제약이 개발한 의약품이다. 셀트리온제약은 고덱스의 시장성을 알아보고 한서제약을 인수했다. 인수 직후 리베이트가 엄격히 금지되면서 매출 감소로 고전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제약은 고덱스가 장기간 투여 시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을 강조했다. 급성 간질환 환자나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고덱스는 카르니틴오로트산염 성분의 제품으로 담즙산 분비 촉진과 간 보호 효과가 있다. 경쟁 제품인 우루사가 높은 인지도와 TV 광고로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효능 논란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반사 이익도 얻었다. 셀트리온제약은 고덱스가 간 기능 개선과 함께 당뇨, 고중성지방혈증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임상 결과도 발표했다.

고덱스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셀트리온제약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8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고덱스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이른다. 셀트리온제약은 간판 제품인 고덱스와 일반의약품 가네진으로 국내 간장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특허가 만료된 블록버스터 합성의약품의 복제약으로 승부한다. 셀트리온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에이즈 치료제 테믹시스정과 항생제 리네졸리드 복제약 등을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